![[출처=한국 석유공사]](https://cdn.ebn.co.kr/news/photo/202502/1650325_662739_4025.jpeg)
정유업계가 미국 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과 멕시코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해당 원유의 도입 단가가 낮아지고 미국의 석유 제품 생산과 수출 감소로 마진이 높아질 것이란 게 주요 근거거다.
3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캐나다산 에너지에 대한 관세율은 10%로 조절했다. 즉 캐나다산 원유에 10%, 멕시코산 원유에 25%의 관세가 각각 적용된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 국가이자 최대 정제 설비를 구축한 나라로 미국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에 의존한다.
미국 내에서 처리되는 전체 원유의 약 40%가 해외에서 수입되는데, 특히 캐나다산은 수입 원유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산 원유 비중은 7% 정도다. 캐나다 원유의 수출 비중은 81%이며, 이 중 미국 수출 비중이 97%에 이른다.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정유업계가 캐나다산과 멕시코산 원유를 수입할 때 단가가 오르고 사용하던 원유를 미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
미국 측 수요가 감소하면 수요 공급의 원리에 따라 캐나다와 멕시코의 원유 판매자는 새로운 수요처를 찾아야 한다. 따라서 수익 확보를 위해 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산 원유 비중이 60∼70%를 차지한다.
다만 최근에는 에너지 안보 등을 고려해 원유 수입국을 다변화하는 추세다. 이런 흐름을 타고 국내 정유업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캐나다산과 멕시코산을 수입해 원유 도입 단가를 낮출 수 있다. 현재 SK에너지, GS칼텍스 등 일부 국내 정유사는 캐나다산 원유 도입을 고려 중으로 알려졌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과 이후 캐나다산 원유의 아시아향 수출 증가로 국내 정유사들이 도입 원가를 절감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유사들은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고 상대적 원가 우위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 제품 측면에서도 정제마진 확대로 인한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정제마진은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 운영비 등 비용을 뺀 값으로, 정유업계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미국은 세계 주요 경유 수출국이지만 원유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생산 비용 증가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경유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공급 부족을 초래해 경유 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휘발유의 경우 미국은 수출국인 동시에 수입국이다. 미국 내 정제 시설 가동률 하락으로 인한 휘발유 생산 감소와 수입량 증가는 글로벌 공급 부족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및 멕시코 원유에 대한 관세가 아시아 정유사들에 미국 경쟁사 대비 경쟁 우위를 제공하고, 미국 정유사는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잠재적으로 생산량 감축을 강요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정유업계가 수출한 휘발유와 경유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가 수출한 휘발유가 1억1189만 배럴, 경유는 2억166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석유 수출통계가 작성된 1992년 이후 최대치다. 휘발유, 경유 수출 신기록에 힘입어 전체 석유제품 수출도 전년대비 4.8% 증가한 4억 9045만 배럴로, 2018년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석유제품 수출액은 수출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로 2.9% 감소한 451억 7000만달러(약 61조 6100억원)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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