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출처=현대모비스]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출처=현대모비스]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사장)가 취임 1년을 맞이했다. 그는 A급 연간 성적표를 받았다. 경기침체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 증가를 끌어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안주하지 않고 '연구개발(R&D)' 비용 투자를 2조원대로 늘린다. 시장을 선도한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해 해외 수주를 확대하고, 2027년부터는 매출과 이익 모두 본격적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액 57조2370억원, 영업이익 3조7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33.9% 뛰었다. 

주목할 부분은 영업이익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지난 2014년 기록한 역대 최고 실적(3조1413억원)에 근접했다. 현대자동차·기아의 신차 판매량 감소로 매출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은 성장세를 그린 것이다. 

원가절감 및 수익성 개선 노력이 역대급 실적을 만들어 냈다. 현대차그룹 '구매통'인 이규석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주요 부품 및 전략 자재를 적시에 확보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톱3' 굳히기에 견인했다. 현대모비스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전문성을 살려 자동차 부품 수급 및 생산 운영 최적화, 믹스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시도한 것이다.

현대모비스 '2025 국제전자제품박람회' 참가 [출처=현대차그룹]
현대모비스 '2025 국제전자제품박람회' 참가 [출처=현대차그룹]

 

실제 2024년 현대모비스의 1, 2분기 모듈 및 핵심부품 영업이익은 전기차 및 완성차 물량 감소로 각각 -1852억원, -1241억원으로 영업적자를 보였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영업이익 928억원, 4분기 174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안정적 사업인 에프터서비스(A/S)도 현대모비스의 역대급 실적 달성에 견인했다. 미국, 유럽, 인도 등에서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A/S 사업 실적도 우상향했다는 분석이다. 우호적 환율도 A/S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도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논 캡티브(현대차·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수주)목표를 93억3500만달러(13조5000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완성차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한 투자 부담 상승 등 영향으로 지난해 수주 실적이 25억6900만달러(3조7000억원)에 그쳤다. 

특히, 전동화 관련 수주가 크게 줄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2023년 당시 스텔란티스,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을 전동화 부품 관련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며 글로벌 수주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현대차·기아 실적 의존도는 97대 3(2020년 기준)에서 90 대 10(2023년 기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으로 전동화 관련 수주가 급감하며 향후 수익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모비스 '휴먼 센트릭(인간 중심) 조명 기술' [출처=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휴먼 센트릭(인간 중심) 조명 기술' [출처=현대모비스]

 

이 대표는 올해 '논 캡티브' 목표를 전년 실적 대비 189.9% 뛴 74억4800만달러(10조8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내연기관차 부품부터 전동화 부품까지 수주 품목을 다변화해 글로벌 수주 확대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향후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전동화 기술 선제 투자도 지속한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R&D 투자 목표액을 2조243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집행된 투자비용(1조7486억원) 대비 15.8% 뛴 액수다.

앞서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전기차 시장이 과도기에 들어섰다며 장·단기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니즈에 따라 가성비 전기차 부품을 개발하고,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구동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을 연구개발해 전동화 부품 수주를 늘리겠다고 했다. 회사가 제시한 목표는 오는 2033년 부품사 '톱3' 달성, 현대차·기아 매출 비중 60 대 40으로 하향 등이다. 

이를 위해 R&D를 포함한 2025년 설비투자(CAPEX) 목표는 전년(2조1600억원) 대비 12.3% 증가한 2조4254억원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신제품 R&D는 물론, 신규 생산 거점 설비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지난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투자회수 사이클 진입'이 본격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전장부품 및 논 캡티브 매출 성장 본격화에 따른 모듈/핵심부품의 완연한 성장세와 순정부품 수요 증가에 따른 A/S의 견조한 수익성이 올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모비스는 CES 2025에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 최초 공개 [출처=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CES 2025에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 최초 공개 [출처=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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