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K그룹]
[출처=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대기업 총수 뿐만 아니라 경제단체 수장으로서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을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키워드로 삼고 글로벌 유명 인사들과 신(新) 먹거리 발굴에 나서는가 하면, 경제단체 수장으로서는 재계 전반에 걸친 경제계 난제 해결에 집중하며 운신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올 초부터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글로벌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AI가 산업 패러다임을 뒤바꿀 핵심 요소라고 보고 관련 글로벌 리더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는 AI를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경제와 산업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게임 체인저'로 인식, 이를 활용한 그룹 차원의 AI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참석이 그 시작점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직접 만나 AI 기술의 발전 방향과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SK그룹이 전사적으로 AI 연산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힘썼다.

최 회장은 황 CEO와 AI반도체를 비롯한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충과 AI 모델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달 초에는 국내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과도 만났다. 최 회장과 올트먼 CEO의 회동은 작년 1월과 그 해 6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반도체 분야, AI 비서 서비스, 데이터센터 등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딥시크 위협 속 AI 주도권 확보 논의와 함께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과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 AI 분야의 포괄적 협력에 대한 얘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오픈AI가 추진 중인 이른바 '스타게이트'에 SK하이닉스의 참여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AI가 고객 서비스,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SK그룹 내 맴버사들이 AI 도입을 통해 혁신을 이루는 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모습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SK그룹 계열사들에게 AI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주문하는 등 그룹 차원의 AI 경쟁력 강화를 지속 추진 중"이라며 "그는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 AI를 활용한 신사업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AI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성장에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경제단체 수장으로서의 행보도 분주하다. 오는 21~22일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리는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참석이 예정돼 있다.

최종현학술원의 이사장 자격으로 매년 TPD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그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국행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이번 TPD 행사에서 미국, 일본 등과의 경제 연대 방안 마련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AI와 반도체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최근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출처=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출처=대한상공회의소] 

최 회장은 지난달 19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세계경제 룰을 결정하는 나라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이라며 "한국 혼자 룰을 바꿀 힘이 부족해 일본 등 함께 연대할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 주도의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AI의 빠른 기술적 변화 등 불안 요소가 삼각파도로 다가오고 있다"며 변화된 환경에 맞는 경쟁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최 회장은 최근 열린 대한상의 'ERT 멤버스 데이' 행사에서 AI 등 격변 요소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전직 경제관료들을 초청해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간담회를 여는 등 경제계의 주요 이슈 해결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나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AI를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 전략을 강조하는 최 회장의 방향성은 SK그룹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 전반에도 AI 투자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경제단체 수장으로서 글로벌 리더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