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후판 제품. [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 후판 제품. [제공=현대제철]

중국산 후판의 반덤핑 관세 결정 여부가 내주 논의된다. 우리나라 철강사와 조선사의 후판 가격 협상이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협상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에 따르면, 무역위원회는 오는 20일 회의를 열고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를 논의한다.

이번 건은 현대제철이 지난해 7월 제소하고, 같은 해 10월 무역위가 조사를 시작한 사안이다. 중국산 후판의 저가 공세로 인해 국내 철강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반덤핑 조치를 요청한 데 따른 것.

산업부는 지난 1월에도 중국산 스테인리스스틸 후판에 대해 21.62%의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산 조선용 후판에도 유사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제5차 산업투자전략회의를 통해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부터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무역구제 조치도 강화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도 중국에 추가 10% 관세 부과 예고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자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 제품에 25%를 부과하기로 결정해 우리나라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우리나라 철강사는 세계적인 수요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 달러 강세, 그리고 저가 중국산 철강재의 밀어내기 경쟁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후판 주요 생산 기업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모두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조선업계는 업황 개선에 따라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5조 5386억원, 영업이익 1조 43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9.0%, 408% 증가했으며, 삼성중공업도 영업이익이 115% 성장한 5027억원을 달성했다. 한화오션도 237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4년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철강업계는 상생 차원에서 후판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선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저렴한 중국산 후판 사용량 확대와 한국산 후판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더욱 저렴한 중국산 철강재가 있는 만큼 굳이 높은 가격의 한국산 후판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현재 약 30% 수준인 중국산 후판 사용 비중을 더욱 늘리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2021~2024년 중국산 후판 수입량. [출처=한국철강협회]
2021~2024년 중국산 후판 수입량. [출처=한국철강협회]

국산 후판의 경우 톤당 약 9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중국산 후판은 70만 원 수준으로 훨씬 저렴하다. 저렴한 가격 공세에 우리나라의 중국산 후판 수입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한국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2021년 47만 톤 ▲2022년 81만 톤 ▲2023년 130만 톤 ▲2024년 138만 톤으로 집계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과 조선은 기업 경쟁력에 앞서 우리나라 경쟁력 강화에 꼭 필요한 산업"이라며 "반덤핑 관세 조사도 국가 경쟁력 보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후판 가격 협상 역시 기업의 관점을 넘어 장기적인 시각에서 조선업계가 상생을 위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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