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Chat GPT 4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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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시작된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이 해를 넘겨 2월까지 이어지며 난항을 겪고 있다.

3일 조선사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주요 조선사들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사들과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이루어지며, 이번 협상은 지난해 9월 시작된 것으로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 값싼 중국산 후판에 협상 길어져

양 업계 간 의견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상반된 업황과 값싼 중국산 후판의 영향 때문이다.

국내 조선산업은 지난해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5조5386억원, 영업이익 1조43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9.0%, 408% 증가했다. 한화오션도 237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4년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아직 연간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삼성중공업도 476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철강업계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수요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 달러 강세, 그리고 저가 중국산 철강재의 밀어내기 경쟁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률은 3% 수준으로 예상되며, 현대제철은 1.3%를 기록했다. 동국제강도 영업이익이 56.5% 감소한 1025억 원에 그쳤으며, 영업이익률은 2.9%를 기록했다.

철강업계는 조선 후판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과거 조선업계가 수주 불황을 겪을 때 철강업계가 상생 차원에서 후판 가격을 인하한 만큼, 이번에는 조선업계가 한 발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더욱 저렴한 중국산 철강재가 있는 만큼 굳이 높은 가격의 한국산 후판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현재 약 30% 수준인 중국산 후판 사용 비중을 더욱 늘리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조선업계 역시 호황을 맞이했지만, 중국과의 경쟁에서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1098만 CGT(표준선 환산 톤수·250척)를 수주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17%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4645만 CGT(1711척)를 수주하며 7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 복잡해진 셈법…中후판 관세 부과 고개

한국산 후판의 경우 톤당 약 9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반면, 중국산 후판은 70만원 수준으로 훨씬 저렴하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조선업계가 국산 후판을 기피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 후판 가격 협상이 길어지는 가운데, 중국산 조선용 후판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16일 중국산 스테인리스 스틸 후판에 대해 21.62%의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중국산 조선용 후판에도 유사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용 후판 사업은 수익성이 높지 않은 사업으로, 이대로 가면 사업성이 악화돼 생산 중단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선업계가 상생을 고려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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