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출처=더본코리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출처=더본코리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기업공개(IPO)의 저주(주식 가격이 급락하거나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현상)’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상장 이후 최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한 가운데 이른바 ‘빽햄 논란’과 ‘액화석유가스(LPG)법 위반’ 등 잇단 악재가 겹치면서 휘청하는 모양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흑백요리사 열풍에 IPO까지 성공시키면서 승승장구했지만, 최근에는 빽햄 논란과 액화석유가스법 위반 등으로 구설에 오른 것이다.

빽햄 논란은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벌어졌다. 당시 백 대표의 유튜브에서 더본코리아 설 명절 선물세트인 빽햄 선물세트는 정가(5만1900원) 대비 45% 할인된 2만8500원 판매한다고 소개했다. 이를 두고 일부러 정가를 높게 책정한 뒤 할인 판매하는 상술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빽햄 고기 함량이 경쟁 제품보다 낮아 논란을 부추겼다. 실제 주요 성분을 비교하면 빽햄은 한돈 85%, 경쟁사 제품은 수입산 돼지고기 92%대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백 대표는 본인의 유튜브를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백 대표는 45% 할인 판매 시 세트당 1500원의 마진이 발생하지만, 사실상 운영비를 포함하면 마진이 제로라고 밝혔다. 또 한돈 비선호 부위를 많이 활용해 한돈 농가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만들었기 때문에 마진과 상관없이 선물세트로 많이 알리기 위해 빽햄 할인 행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더본코리아는 최근 자사 쇼핑몰 더본몰에서 빽햄 선물세트 제품을 판매 목록에서 삭제했다. 설 연휴 기간 가격 책정 논란이 불거진 이후 ‘품절’로 표기해왔던 해당 제품 4종도 모두 지웠다. 현재는 직영몰이 아닌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또 다른 악재는 액화석유가스법 위반이다. 백 대표는 지난해 5월 유튜브에서 자사 프랜차이즈 신메뉴 개발을 위해 요리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선 고압 가스통 옆에 설치된 화로에서 닭을 튀기는 모습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를 두고 액화석유가스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액화석유가스법 시행규칙 제69조에 따르면 가스통은 환기가 양호한 옥외에 둬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시 허가 관청 또는 등록관청이 4000만원 미만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달 초 국민신문고를 통해 백 대표가 액화석유가스법을 위반했다는 민원이 접수됐고 충남 예산군은 최근 더본외식산업개발원을 현장 방문해 시설점검을 실시했다.

최근 예산군은 더본코리아에 액화석유가스법 위반으로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산군은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과 더본코리아 측이 미흡한 점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올린 부분을 고려해 행정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더본코리아 주가도 백 대표의 고민거리다. 지난해 11월 6일 상장한 더본코리아는 상장 첫날에만 51%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공모가를 희망공모가 상단보다 21% 높여 설정했지만, 첫날 상승에 성공한 것이다.

같은 날 최고점은 6만4500원으로 공모가(3만4000원) 대비 무려 89.7%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는 2만원 후반·3만원 초반대를 오가면서 상장 초기 대비 70% 이상 빠졌다. 이 같은 주가 하락에는 빽햄 논란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백 대표의 브랜드 파워가 더본코리아의 핵심 자산 중 하나”라면서도 “대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관련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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