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앞줄 왼쪽 네번째)이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CDF) 기념사진 촬영 전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앞줄 왼쪽 네번째)이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CDF) 기념사진 촬영 전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 이어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본사를 방문하는 등 친중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세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발(發) 관세 압박 국면에서 벗어나 대규모 소비처인 중국 시장을 확보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출장 중인 이 회장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하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회동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정통한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시 주석이 28일 베이징에서 글로벌기업 CEO들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참석자 명단에는 독일 자동차 업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의 CEO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이번 방중 일정에서 광범위한 활동 영역을 가져가고 있다. 지난 23~24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CDF)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이 CDF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년 만이다. 

중국 대표 기업들과의 만남도 잊지 않았다. 방중 첫날인 지난 22일에는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하고 레이쥔 회장과 만났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가전에서 삼성과 경쟁 관계에 놓여있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삼성 협력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최근에는 슈퍼카급 전기차인 SU7 울트라를 출시, 전기차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당시 해당 차량이 2시간 만에 1만대 예약을 달성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어 이 회장은 BYD 본사에서 왕찬푸 회장을 만나 차량용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협력을 논의하는 등 중국 사업 확대 행보를 이어갔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친중 행보가 자칫 트럼프 정부의 거센 압박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산 제품에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과의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겠단 의도를 보인 바 있다. 또 다음 달 2일에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할 것이라 으름장을 놓는 등 관세 압박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정부가 자동차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지난 25일 정의선 회장이 210억달러(약 31조원)의 투자 보따리를 들고 미국 백악관을 직접 찾았다. 

또 지난 27일에는 일자리 1만여 개를 창출하고 신차 50만여 대를 생산하게 될 첨단 공장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준공하기도 했다.

당시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 참석해 "2019년 우리는 미국에 2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발표했으며, 이틀 전에는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210억달러 규모의 또 다른 역사적 투자계획을 발표했다"며 "우리는 이곳에 지속적으로 머무르며 투자하고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중 갈등 속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인들이 일제히 중국을 찾은 것을 두고 결국 "기업인은 돈을 따라 움직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속에서도 중국은 여전히 최대 시장인 점은 사실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돈을 벌 수 있는 확률과 기회가 많이 있으면 기업인은 어디든 간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중국이든 미국이든 돈이 안 되는 비즈니스를 기업이 계속하진 않는다"며 "얼마 전 중국에서 열린 개발포럼에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다 찾아간 것을 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수출액은 약 65조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도 42조원 대비 54% 증가한 수치이자, 61조원을 기록한 미국 수출액을 넘어선 금액이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