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설(說)로 몸살을 앓던 롯데건설이 드디어 한숨 돌리게 됐다.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이 40%p 가까이 급감한 덕분이다.

이제 시선은 박현철 대표이사의 향후 행보로 쏠린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롯데건설은 플랜트사업 확장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짐작된다.

◆ 부채비율 235%→196%, 1년 만에 40%p '뚝↓'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전년(235.32%) 대비 39.28%p 줄어든 196.04%로 집계됐다.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이 2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년 만이다. 

부채비율이 크게 개선된 것은, 작년 한 해 간 차입금을 적극 상환해 부채총계를 줄인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단기차입금은 전년 7530억원에서 2764억원으로 감소했다. 1년 새 63.30%(4767억원)를 줄인 셈이다.

상환 여력도 넉넉하다. 롯데건설이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은 6134억원에 달한다. 4198억원의 차입금(단기·2764억원, 장기·1434억원)을 상환하고도 1936억원의 자금이 잔존한다. 차입금 감축과 함께 충분한 현금 확보까지 이뤄지며, 롯데건설의 단기 유동성 위험이 낮아졌다고 평가되는 부분이다.

외형 성장도 두드러진다. 롯데건설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7조8633억원으로, 전년(6조8112억 원)대비 15.5% 증가했다. 특히 건축부문 실적이 1년 새 32.66% 늘어나며, 성장세의 주된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건축부문의 매출 비중도 전년 57.70%에서 66.30%로 확대됐다. 

롯데건설 현금흐름표[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롯데건설 현금흐름표[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아쉬운 남긴 실적...영업익 1년 새 35% '뚝↓'

다만 실적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업의 본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이 1년 새 35% 가까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3%대에서 2%대로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롯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96억원으로 전년(2596억원) 대비 34.67%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매출원가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매출원가율은 2023년 91.63%에서 2024년 93.53%로 상승했다.

실적 개선을 위해 롯데건설은 고정비 성격의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를 3122억원에서 2689억원으로 줄이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지만, 영업이익 반등은 역부족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건설의 영업이익률은 3.82%에서 2.16%로 1.66%p가 낮아졌다. 이로써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2년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게 됐다. 2022년 영업이익률은 6.08%다. 

비슷한 시공능력평가(2024 시평) 순위에 머무는 HDC현대산업개발(10위)이 2년 연속 4%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롯데건설(8위)의 실적 하락은 더욱 부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2022년 3.53% ▲2023년 4.67% ▲2024년 4.34%다.

롯데건설 재무제표.[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롯데건설 재무제표.[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롯데건설 박현철號, 미래 먹거리로 플랜트 '정조준'

재무 건전성에서는 '성과'를, 실적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긴 박현철號(호)는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플랜트 사업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건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관심을 나타낸 바 있어, 해외수주 기대감 또한 높아지는 중이다. 

구체적으로 롯데건설은 플랜트사업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환경 관련 규제 강화로, 수소 인프라, 배터리 소재, 재활용 및 생분해 플라스틱 등 친환경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며 "러-우 전쟁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에 따른 에너지 안보 강화 차원의 노후 석탄발전 설비의 LNG(액화천연가스) 발전 전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롯데건설은 지난해 1월에도 플랜트 사업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이산화탄소 포집 연게 청정 수소 연료전지 실증 기술 개발 ▲태양에너지와 액체금속 촉매를 이용한 CO₂-free 수소 생산 기술 개발 ▲CO₂ 및 환원제 활용 온실가스 감축형 메탄올 합성 기술 개발 등이 그 일환이다. 

우크라이나 재건의 핵심 키워드가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인 만큼, 이들 연구는 현지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기술 선점 전략으로 해석된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해 열린 '한-우크라이나 미래협력 간담회’에서 재건사업에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실제 롯데건설의 플랜트 사업에 대한 관심은 통계로도 확인됐다. 2022년 말 17.73%(국내·7228억원, 해외·3307억원)에 불과하던 플랜트부문 매출 비중은 최근 2년 연속 20%를 웃돌고 있다. 

특히 국내 플랜트 부문의 매출액이 이기간 조 단위를 돌파했다는 게 눈에 띈다. 이에 연간 플랜트부문 매출액 비중은 ▲2023년 28.54%(해외 1조332억원, 해외·9106억원) ▲2024년 20.89%(국내·1조1340억원, 해외·5075억원)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연간 보고서를 통해 "당사는 관련 사업분야 참여와 원친기술 확보 및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 등 집중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율리아 스비리덴코(Yulia Svyrydenko) 우크라이나 수석부총리 겸 경제부장관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출처=대한상공회의소]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율리아 스비리덴코(Yulia Svyrydenko) 우크라이나 수석부총리 겸 경제부장관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출처=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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