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농산물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농산물 가격 정보 사이트 ‘테란(TERAN)’은 농정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샤인머스캣을 고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7847_671305_1954.jpg)
기후 불확실성과 공급망 불균형으로 농산물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이 이를 해결할 핵심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그 중심에 농업 데이터를 분석하는 팜에어가 개발한 농산물 가격 정보 사이트 ‘테란(TERRAN)’이 있다.
‘테란’은 농산물 유통 안정과 수급 조절의 핵심 도구로 딥러닝 기반 시계열 분석 모델(Bi-LSTM)을 활용해 주요 농산물의 가격을 실시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정확한 농산물 가격 예측은 곧 정책 대응력과 시장 신뢰도와 직결된다. AI 기술이 그 실현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테란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선 농업 정책 혁신의 실험장으로 기능 중이다.
이 모델은 과거의 가격 추세 분석뿐만 아니라 기상청 기후 정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도매시장 데이터, 소비자 수요 추이, 환율 및 무역 통계 등 수십 개 변수를 동시에 분석해 수급 불균형 조짐을 사전에 감지한다.
기존 회귀분석 기반 모델과 비교해 예측 정확도가 평균 20~25% 향상됐고, 가격 급등락이 자주 발생하는 노지 채소 품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무, 배추, 양파, 감자 등 1차 품목에 더해 곡물·과일류까지 적용되고 있다.
테란은 단순 예측 시스템을 넘어 정부 정책 수립에 직접 활용된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테란의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가격 급등 시 비축 물량 방출, 계약재배 유도, 수입 조정 등 사전 대응 체계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측은 AI가 가격 급등 가능성을 감지하면 조기 경보를 발령하고, 유관 기관이 수급 안정 조치에 나서는 구조로 시장 개입의 타이밍을 앞당기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농가와 유통 현장 등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상 기후로 수급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테란이 출하 시점을 판단하는 데 유용한 지표로 작용하며 도매시장에도 실질적 참고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 괴산군에서 배추를 재배하는 이승용(57)씨는 “매년 출하 시점을 놓쳐 손해를 보는데 믿을 만한 예측 시스템이 있다면 사전 대응이 가능해지기에 농민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란은 주간 농산물 가격 흐름을 지수화하는 ‘한국농산물가격지수(KAPI)’와 연계해 시계열 분석 및 시각화 서비스 등도 확대 도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