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시행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시행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3대 국제신용평가사(S&P·피치·무디스) 중 마지막으로, 이번 결정은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와 부채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무디스는 등급 변경 보고서에서 "지난 10여 년간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지속적인 재정 적자로 인해 급격히 증가했다"며 "이 기간 동안 재정지출은 늘어났지만, 감세 정책으로 인해 재정 수입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정 적자와 부채가 증가하고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도 현저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이자 비용을 포함한 의무적 지출이 전체 재정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4년 약 73%에서 2035년 약 78%로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예산의 유연성을 제한하며, 과세와 지출에 대한 구조적 조정이 없다면 재정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큰 파장이 예상된다. 과거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했을 당시, 달러화 가치는 급락하고 글로벌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바 있다.

무디스 역시 지난 2023년 11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며 강등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등급 하향은 1년 9개월 만에 피치에 이은 두 번째 하향 조정이며, 피치는 2023년 8월에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춘 바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무디스의 등급 하향이 이미 예고된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역사적인 사건이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용등급 하향에 따라 미국 정부는 국가채무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대응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 예산 조정과 통화정책, 통상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관세 정책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높은 관세 부과를 통해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국가 세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혀왔으며, 이번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관세 드라이브'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무디스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다수의 강점을 지니고 있어 충격에 대한 회복력이 강하다는 점을 들어,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단기적으로 미국의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지만, 세계 기축통화로서 미 달러화의 지위는 국가에 강력한 신용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미국의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지며, 향후 정책 변화와 국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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