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한국시간 지난 12일 오후 4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을 통해 상호 고율 관세를 대폭 인하하고 90일간의 유예 조치를 포함한 무역 합의를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5월 14일부터 미국은 대중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중국은 대미 관세를 125%에서 10%로 인하할 예정이다. 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
미국과 중국이 한국시간 지난 12일 오후 4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을 통해 상호 고율 관세를 대폭 인하하고 90일간의 유예 조치를 포함한 무역 합의를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5월 14일부터 미국은 대중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중국은 대미 관세를 125%에서 10%로 인하할 예정이다. 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

미중 무역 합의 소식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환호했지만, 30%의 잔존 관세와 후속 협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14일 한국투자증권은 "당분간은 통상 문제보다 매크로 경제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세가 예상되며, 단기적으로는 관세 피해가 컸던 업종에서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박기훈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관세 영향이 적고 실적 모멘텀이 유효한 반도체, 조선·방산, 기계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유지된다"고 조언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 보고서를 보면 시장은 즉각적인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나스닥 지수는 4.4% 상승했으며, 달러 및 국채 금리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통상 불확실성 완화와 위험 선호 심리 회복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80% 세율은 물론, 공약에서 제시한 60% 세율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합의가 이루어진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조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선, 관세가 거시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미국은 여전히 전방위적인 10% 보편 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해서는 펜타닐 통제 미흡을 이유로 2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쿠글러 연준 이사는 "무역 협정이 이뤄졌으나 남은 관세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고 성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합의는 최종 협상이 아닌 일시적인 유예 조치에 불과하다. 90일 후의 후속 협상 및 이행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과거 1차 미중 무역 분쟁 당시 합의가 번복되었던 사례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 회견에서 "문서화되지는 않았으나 중국이 모든 비관세 장벽을 없애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당장 금주 말 예정된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 결과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의약품,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 역시 부담 요인이다. 같은 날 발표된 약가 인하 행정 명령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 없이 목표 기한만 설정되어 있어, 향후 세부 시행안 확정 과정에서 관련 업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책 불확실성을 확대시켜 투자 심리와 수급 측면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이번 합의를 과도한 낙관보다는 조건부 완화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관세 피해가 집중되었던 업종에서 반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관세 영향이 적고 실적 모멘텀이 유효한 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에서는 이익 전망치 상향이 예상되는 반도체, 조선, 방산, 기계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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