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을 60일간 중단했다. [출처=연합뉴스]
정부가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을 60일간 중단했다. [출처=연합뉴스]

국내 식품 업계가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이라는 돌발 변수에 직면했다. 

정부가 위생 안전성 우려를 이유로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을 60일간 일시 금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가공식품·급식 업계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브라질 현지 일부 도축장에서 항생제 및 위생 기준 위반 사례가 발생한 데 따른 선제적 대응이다. 수입 중단은 60일간 한시적으로 적용되며, 이후 평가 결과에 따라 해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브라질산 닭고기는 국내 수입 닭고기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냉동 가공식품, 간편식(HMR), 급식용 닭고기의 경우 저렴한 가격과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한 브라질산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량 생산이 필요한 치킨너겟, 가라아게, 볶음밥용 닭가슴살 등은 브라질산 없이는 수급이 어려운 구조"라며 "단기 재고는 일부 남아 있으나, 조달이 막히면 곧바로 가격 인상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반면 교촌치킨, BBQ, BHC 등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들은 대부분 국내산 닭고기만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 중단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수입산 수요가 국내산으로 일부 전환되면서 전체 수요 압력이 커지면 중장기적으로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닭고기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국산 닭을 고집하고 있어 당장 가격에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수입 수급이 막히면 결국 국내 닭고기 가격 자체가 오를 수 있다"며 "이 경우 프랜차이즈 원가도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가장 먼저 변화를 느끼게 될 분야로 냉동식품과 편의점 도시락 등을 꼽는다. 

실제 이들 제품의 원재료 중 상당수가 브라질산 닭고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가격뿐 아니라 구성 축소, 대체 부위 사용, 한시적 품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식자재 업체는 브라질산 닭다리살 입고가 어려워지자 대체 원료 수배에 착수한 상태이며, 납품 단가 재조정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사안이 단기 공급 중단인 만큼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충격은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반대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60일이라는 명확한 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시장은 이를 '물량 부족 예고'로 받아들이고 미리 가격에 반영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수입 닭고기는 △선박운송(해상) △냉동창고 △유통망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입항 후 소비까지 약 1~2개월 시차가 있다. 지금 통관 중단이 현실화되면 향후 1~2개월 뒤에 국내 시장 내 유통량이 줄어들게 된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수입 닭고기 재고는 넉넉하지 않은 것도 단기 충격 요인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도착하여 검역 대기 중인 브라질산 닭고기 물량은 37건 844톤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닭고기 총 소비량은 약 100만 톤이며, 이 중 수입산은 약 10만 톤으로 전체의 10% 수준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브라질은 수입 닭고기의 약 80%를 공급하는 최대 수입국으로, 연간 약 8만 톤이 국내에 들여온다.

이번 수입 중단 조치로 현재 국내에 도착해 검역 대기 중인 브라질산 닭고기 물량 844톤은 연간 브라질산 수입량의 약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부가 예고한 60일간의 수입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약 1만3000톤에 달하는 공급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수입 닭고기의 월평균 소비량 중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로, 특히 가공식품 제조업체와 단체급식 산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클 전망이다.

업계는 현재 보유 중인 재고로 단기 대응은 가능하지만, 두 달 이상 장기화될 경우 가격 인상과 함께 원료 대체, 생산 조정 등의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일시적 공급 차질'로 보기보다는, 국내 닭고기 수급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단기간이라도 곧바로 소비자 물가에 파급효과를 줄 수 있는 구조적 불안 요소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닭고기 자급률은 약 80% 수준이지만, 가공·급식용 제품군에서는 수입 의존도가 훨씬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60일간 중단되면, 가공식품과 급식 산업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나, 국내산 닭고기 수요 증가로 인한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 따라서 업계 전반에서는 대체 수입선 확보, 재고 관리, 가격 조정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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