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1조2000억원 웃돈다는 회계법인의 재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출처=연합뉴스]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1조2000억원 웃돈다는 회계법인의 재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출처=연합뉴스]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웃돈다는 재무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절차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향후 회생계획 인가와 인수합병(M&A)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임대료 감면'과 '금융채권 이자율 조정'이 부상하고 있다.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회생계획안 제출 전까지 이 두 요소가 얼마나 현실화되느냐에 따라 회생 가능성은 물론 인수 후보군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68개 임대점포 가운데 41개점의 건물주와 임대료 인하에 합의한 데 이어 7개점과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으나 나머지 20개점의 협상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조정이 완료될 경우 전체 임대료의 20~30% 절감, 연간 850억~1300억원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홈플러스의 리스부채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요소다. 2024년 2월 기준, 유동리스부채는 4292억원에 달하고 연간 임차료 역시 4000억원을 상회하는 만큼, 임대료 절감은 회생계획안 내 '계속기업가치' 산정의 핵심 전제다. 

실제로 법원에 제출될 회생계획안에는 청산가치(3.7조원)보다 높은 계속기업가치(2.5조원 이상)를 입증해야 한다는 구조적 전제가 깔려 있다.

임대료 감면이 현실화된다 해도, 그 다음 고비는 금융채권 이자율 조정이다. 2023년 회계연도 기준 홈플러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721억원에 불과한 반면, 금융비용(4567억원)과 임대료(4292억원) 부담은 이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실질적 영업현금흐름이 부정적인 구조다.

홈플러스는 상거래채권 변제 우선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금융채권단과의 협상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금융채무 1조7000억원에 대한 이자율이 일부 조정될 경우, 회생계획안의 실행 가능성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의 판단도 이러한 실행가능성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료 감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남은 퍼즐은 금융채권단의 수용 여부"라며 "이자율 조정이 일부라도 가시화되면, 회생계획안 인가 가능성은 물론 인수자도 실질적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을 7월10일까지 제출한 뒤 법원 주도로 인가 전 M&A 절차를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홈플러스 측은 삼일회계법인 조사보고서와는 다른 별도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안에는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내부 추정과, 향후 회생을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부터 유력 인수자들의 실명이 드러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롯데쇼핑, 신세계, 그리고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롯데나 신세계는 전국 매장망 확대를 통한 유통 시너지 측면에서, FI는 구조조정 후 재매각 측면에서 각각 접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핵심은 실행가능성이다.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인가 전 M&A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법원이 실질적인 원가 구조 개선 가능성과 인수자 유치를 통한 회생 실익을 납득해야 한다. 임대료 감면과 이자율 조정이 모두 일정 수준에서 실현되면 그 자체로 계속기업가치가 반등하며 회생의 명분도 확보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홈플러스의 현재 구조는 '버틸 수 있느냐'가 아니라 '신속하게 정상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두 가지 비용 축소가 현실화되면, 법원과 시장 모두 회생 가능성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MBK는 인가 전 M&A를 위해 경영권을 비롯 모든 권리를 내려놓고 아무런 대가 없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 보통주(2.5조원)에 대해 무상소각을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MBK파트너스는 "인가 전 M&A가 이뤄질 경우 홈플러스는 인수인으로부터 유입된 자금을 활용해 회생채권 등을 변제하고 대폭 부채가 감축된 상태로 정상회사로 경영될 것"이라며 "이미 대한통운, 팬오션, 대한해운, 쌍용자동차, 이스타항공, 팬택 등의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 인가 전 M&A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홈플러스가 기존 대주주와는 별개로 정상기업으로서 운영될 수 있도록 채권자분들은 물론, 홈플러스 노동조합과 정부 당국, 언론 종사자 여러분들께 넓은 아량과 이해, 협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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