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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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오는 17일부터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하반기 경영 구상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 점검과 함께 △갤럭시Z폴드·플립7 등 신제품 판매 전략 △지역별 실적 평가 및 마케팅 전략 보완 △HBM·파운드리  등 반도체 경쟁력 복원 △미래 로봇산업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7∼19일까지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주요 사업부문장 주재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중장기 사업방향을 논의해왔다. 이번 회의는 전영현 DS부문장과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이 각각 주재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참석하지 않고 추후 보고를 받는 형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경우 17일 모바일경험(MX)사업부, 18일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 19일 전사 등의 순으로 회의를 연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18일에 회의를 진행한다.

최대 화두는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재집권 이후 '미국 우선주의'를 다시 꺼내들며, 중국을 포함한 수입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부품과 완제품 공급망을 전면 재점검하고 보복관세, 현지 생산 확대 등 지역별 대응 전략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실제 미 상무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연방 관보를 통해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레인지 △오븐 등 주요 가전제품을 고율 관세 부과 대상으로 명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가전업체들은 즉각 대응에 돌입했지만, 미국 내 생산은 세탁기 등 일부 품목에 한정돼 있어 대부분 제품은 한국·멕시코·베트남 등지에서 수출되고 있는 구조라 관세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전략회의에서는 이와 함께 갤럭시Z폴드7·플립7 등 하반기 주력 스마트폰의 판매 전략도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내달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AI 기능을 전면 탑재한 신작 폴더블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회의에서는 △국가별 시장 반응 △프리미엄폰 수요 대응 △AI 중심 마케팅 전략 등이 구체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DX 회의에서는 신성장동력 안건으로 '로봇'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휴머노이드가 핵심으로 삼성전자의 미래 로봇 사업 계획을 면밀히 다룰 것으로 알려진다.

이밖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사업 등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 역시 하반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무려 33년간 1위자리를 지켜온 D램 분야에서 SK하이닉스에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전영현 부회장의 1년간의 성과도 되짚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반도체 구원투수'로 복귀한 전 부회장은 삼성 반도체의 '근원적 경쟁력 회복'에 집중했다. D램 재설계과 공급망 재검토 등 그간 성과를 되짚어볼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SK그룹도 지난 13~14일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하반기 '2025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경영 구상에 들어갔다. 최태원 회장은 "이해관계자 신뢰 회복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경영 기조로 제시하며, 실적 중심의 전략보다 내부 체질 개선과 ESG 경영에 방점을 뒀다. 

특히 주요 안건으로는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리밸런싱(사업구조 재편) 성과 및 향후 방향성 점검과 함께 AI·반도체 분야의 성장 전략, 최근 SK텔레콤 보안 사고에 대한 대응 및 재발 방지책 등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전략회의에 나서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보호무역 기조가 국내 대기업의 글로벌 전략 수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등 보호무역 기조가 갈수록 노골화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공급망 전반을 다시 짜고 있다"며 "하반기 전략회의에서는 과거에 비해 한층 더 과감하고 실리적인 전략이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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