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

미국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유예기간이 오는 7월 8일 만료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한국의 상호관세 유예 연장 여부에 대해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지시각으로 27일 연합뉴스 및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이 한국과 무역 협상을 하는 동안 상호관세를 더 유예할 가능성에 대해 "안심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아직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정치적인 환경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사실 진도가 많이 나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유예 시한까지) 2주가 채 안 남았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있고 아마도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박해서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워낙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어떤 확신을 가지고 말하기가 어렵다"며 "미국과 선의로 협상을 해왔다고 인정되는 국가에는 좀 더 유예하면서 계속 협상을 진행하자고 할 수도 있고, 선의가 별로 없고 미국으로서 협상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국가들이라면 어떤 형태로 페널티가 올 수도 있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나라에 보내겠다고 한 '관세 서한'과 관련해 아직 한국 정부는 그런 서한을 받은 적이 없다고 고위관계자는 밝혔다.

미국은 지난 4월 2일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7월 8일까지 유예하기로 하고 현재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와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나라도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를 만나 관세 문제를 논의했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을 실무대표로 한 정부 대표단은 미국과 3차 한미 기술 협의를 했다.

미국은 자국 상품 구매 확대를 통한 무역 균형 추구와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부터 구글의 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 등 다양한 '비관세 장벽' 문제 해결을 우리 측에 구체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이 같은 요구에 맞서 한국의 입장과 미국이 오해하는 부분 등을 최대한 설명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자동차와 철강 등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별 관세를 완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게 굉장히 어려운 이슈"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주장하면서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지 미국이 실행 중인 232조 관세도 당연히 신경 써야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관세도 최대한 방어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수출통제와 공급망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대중국 견제 협력을 요청했냐는 질문에는 "경제안보 차원에서 특히 미중 간에 지정학적 경쟁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미국의 우려는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무역을 안보 문제와 묶어서 협상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상무부와 USTR에서는 경제 이슈에 집중해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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