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출처= 연합]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출처= 연합]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세제개편안에 대한 기대감 후퇴로 4% 안팎의 큰 낙폭을 기록했다. 새 정부 들어 최대 낙폭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26.03p(3.88%) 하락한 3119.41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일 대비 35.12p(1.08%) 내린 3210.32에 개장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이 1조632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565억원, 1조716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도 일제히 하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5.72%), SK하이닉스(-5.67%)는 5% 이상 급락했고 KB금융(-4.42%), 삼성전자(-3.50%), 삼성바이오로직스(-3.09%), 삼성전자우(-2.95%), HD현대중공업(-2.85%), LG에너지솔루션(-2.48%)도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관세 15%를 적용받게 된 기아(-1.47%), 현대차(-1.41%)도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32.45p(4.03%) 내린 772.79를 기록했다. 개인이 2506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08억원, 1410억원을 순매도해 지수 하락에 영향으 미쳤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약세를 보인 데에는 전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 영향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고배당 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을 종합소득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2000만원 이하일 경우 14%, 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 35%의 분리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을 5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고 증권거래세율을 0.20%로 환원하기로 했다.

새 정부 들어 코스피 지수는 상법 개정안, 자사주 의무 소각, 배당 분리과세 등 주주 이익을 제고하는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유입되면서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약으로 제시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코스피 5000특위를 만들어 입법 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그동안 증시로 유입됐던 기대감이 한풀 꺾이는 요인이 됐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으로 상장회사들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이번 정부안에 따르면 까다로운 요건으로 실제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대상이 적어 실효성이 낮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하향하면서 연말마다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한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전처럼 연말 연초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이소영 의원 등이 이번 세제개편안이 그동안 정부가 강조해왔던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머니무브를 이끌어내겠다는 정책과 반대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15조1214억원, 4조7179억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14.4원 오른 1401.4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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