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번 아일랜드(Urban Island)’ 전경(위)과 Urban Island 이용 안내표. [출처=호텔신라]](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374_691811_230.jpg)
서울 주요 특급호텔들이 잇달아 수영장을 유료화하면서 ‘호캉스의 기본’으로 여겨지던 수영장 이용이 고객 불만의 중심에 서고 있다. 호텔 측은 안전 관리와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하지만 소비자들은 동남아와 하와이 등지의 리조트나 워터파크도 무료인데 한국 호텔은 과하다며 반발한다.
2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객실·조식·수영장이 일괄 패키지로 제공됐으나 최근 호텔들은 수영장을 별도 과금 대상으로 전환했다.
서울신라호텔은 실내 수영장은 무료 개방하되, 야외 수영장 ‘어반 아일랜드’는 성수기 성인 12만5000원, 어린이 8만5000원의 별도 요금을 책정했다.
신라호텔 측은 “이용객 제한 탓에 실제 이용 고객에게만 비용을 부과해 미이용 고객에게 객실 가격의 합리성을 보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커힐호텔의 야외 수영장 ‘리버파크’는 투숙객 전용이지만 성수기 성인 9만원의 요금을 받는다. 다만 패키지 고객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워커힐 측은 “국제 규격 메인풀과 리뉴얼된 안전 설비를 유지하려면 비용 분담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얀트리 서울은 차등제를 도입했다. 투숙객에게 50% 할인 요금을 적용하고, 시즌·요일별 가격을 달리 책정한다. 뷔페와 결합된 ‘풀사이드 바비큐 패스’ 등 패키지 상품도 마련했다.
반면 조선 팰리스는 모든 투숙객에게 실내 수영장을 무료 개방하며 ‘호캉스 본질 가치 유지’를 강조한다.
JW 메리어트 동대문은 가장 강경한 사례다. 성인 5만5000원, 아동 2만7500원의 요금을 부과하며 극성수기에는 90분 시간제 제한을 둔다. 투숙객이 객실료 외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구조라 불만이 특히 크다.
소비자 불만은 해외 사례와 비교되며 더욱 증폭된다. 베트남 푸꾸옥, 하와이 와이키키 등 고급 리조트는 워터파크·슬라이드를 포함한 수영장을 무료로 개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해외 리조트 관계자는 “선베드, 카바나까지 유료화하는 한국 호텔은 과도하다”고 꼬집었다.
호텔업계의 운영 방식은 크게 세 가지 유형이다. 조선 팰리스처럼 전면 무료 개방형, 반얀트리·워커힐처럼 할인·패키지 연계형, 신라·JW 메리어트처럼 시즌·시간대별 전면 유료화형이다.
공통점은 ‘브랜드 가치 관리’와 ‘혼잡 완화’를 명분으로 내세운다는 점이다. 그러나 고객 입장에서는 “총액 대비 값어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거세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가격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 신뢰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특급호텔 수영장 유료화는 글로벌 서비스 트렌드와 브랜드 관리라는 명분에도 불구,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가성비 설득이 없다면 장기 고객의 이탈을 부를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투명한 요금 공시와 패키지 구성의 정직성이 고객 신뢰를 좌우한다”며 “관건은 가격 그 자체가 아니라 고객이 체감하는 값어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