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부터 미국이 800달러(약 111만원) 이하 소액 소포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 유통·화장품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910_692439_5248.jpg)
오는 29일부터 미국이 800달러(약 111만원) 이하 소액 소포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 유통·화장품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800달러 이하 소포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K뷰티 화장품 역직구 물량이 많으며, 대체로 민간 특송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관세율은 15%로 납부는 수취인이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화장품의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액은 2분기 기준 4,0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했지만, 이번 조치로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K뷰티 인기가 확고한 만큼 급격한 수요 위축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는 “브랜드가 직접 가격을 올리지는 않겠지만 아마존 등 해외 플랫폼을 통한 판매 제품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중저가 제품 위주라 관세가 붙어도 성장세가 크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기업들은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체 운영 중인 ‘글로벌 아모레몰’에서 판촉과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국내 전용 상품을 선보여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올리브영은 29일부터 내달 4일까지 글로벌 세일을 열어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 이후에도 정기 할인과 차별화된 글로벌몰 프로모션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북미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큰 만큼 관세 도입 초기부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화장품뿐 아니라 패션과 식품 등 다른 K상품 역직구 플랫폼도 긴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액은 1조4721억원으로 이 가운데 미국이 2838억원을 차지해 중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무신사는 미국을 포함한 13개 지역에서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운영하며 소비자 반응을 살핀 뒤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최근 미국향 서비스 ‘컬리 USA’를 개시한 컬리 역시 관세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다. 해외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G마켓 역시 상황을 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우정사업본부가 최근 항공 소포 접수를 중단한 것을 두고 역직구 배송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업계는 민간 특송 서비스 이용 비중이 높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정본부도 민간 제휴 국제 특급(EMS) 프리미엄 서비스는 정상 운영한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관세 정책 변화가 수출 유형별로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며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