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美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 투자…"마스가 중추역할 할 것"

한화는 필리조선소에 약 50억 달러(약 6조 7천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한미 양국 정부의 협력 하에 조성된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산업 협력 투자펀드를 주요 재원으로 활용하며, 한화가 미국 조선업 재건을 선도하는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하는 신호탄이 됐다.

27일 회사측에 따르면, 한화는 이번 대규모 투자로 한화필리조선소의 연간 선박 건조능력을 현재 1~1.5척 수준에서 20척까지 끌어올리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도크 2기와 안벽 3기 추가 확보, 약 12만 평 규모의 블록 생산기지 신설 등 대규모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또한 한화오션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화 설비, 스마트 야드, 안전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LNG 운반선 건조, 함정 블록 및 모듈 공급, 나아가 함정 건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조선소 설비 확충을 넘어 한미 간 전략적 협력 관계 강화라는 의미도 갖는다. 투자 재원인 1500억 달러 규모 조선산업 협력 펀드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의 핵심 지렛대 역할을 했으며, 정책금융 기관들이 직접 투자, 보증, 대출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집행한다.

이를 통해 한화는 미국 내 조선산업 생태계 복원에 기여하는 동시에 한국 조선업계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 발표와 함께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해운(한화쉬핑)도 한화필리조선소에 중형 유조선(MR탱커) 10척과 LNG 운반선 1척을 발주하며 힘을 실었다. 이는 미국 조선업 부활을 목표로 하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첫 대규모 수주 사례로 기록됐다.

중형 유조선 10척은 모두 한화필리조선소가 단독 건조하며, 첫 선박은 2029년 초 인도될 예정이다. LNG 운반선은 한화오션과 협력해 공동 건조에 들어간다.

이날 한화필리조선소에서는 미국 해사청(MARAD)이 발주한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 3호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에 대한 명명식이 개최됐다.

명명식 행사에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이 한국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조쉬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토드 영 인디애나주 상원의원, 메리 게이 스캔런 연방 하원의원 등이 함께 자리했다.

한화그룹에서는 김동관 부회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부문 대표이사가 참석해 투자 비전과 전략을 공유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조선산업 협력의 의미는 그 자체로 역사적"이라며 "이번 투자는 한미 양국이 조선산업을 재건하고, 건조 역량을 확장하며, 미래 산업을 이끌 숙련 인재를 육성하는 구체적 성과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화는 미국 조선산업의 새로운 장을 함께 열어갈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며 "미국 내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투자와 기회를 창출해 미국 조선업 재건의 중추적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이번 50억 달러 투자 결정을 '사업보국(事業報國)' 창업 정신의 실천으로 규정했다. 미국 조선업 부흥을 견인하는 동시에 한국 내 일자리 창출, 조선산업 생태계 강화,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