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하가 완화적 통화정책이 가동됐지만 글로벌 시장은 이번 조치가 시기상조라고 해석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의 금리인하가 완화적 통화정책이 가동됐지만 글로벌 시장은 이번 조치가 시기상조라고 해석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소폭 내리며 통화정책 완화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물가 고착화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Fed·연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다.

이번 결정은 인플레이션 억제보다 고용시장 안정화에 다소 더 무게를 둔 조치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둔화하면서 고용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과 내년 상반기에도 1~2차례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월러 연준 이사도 "현재의 통화정책이 과도하게 긴축적"이라며 선제적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이번 인하가 시기상조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JP모건은 "고인플레이션의 고착화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완화적 정책 전환은 물가 목표 달성을 더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대 인플레이션은 단기(1년 3.4%)와 장기(5년 2.7%) 모두 연준 목표치(2%)를 웃돌고 있다. 뉴욕 연은 설문조사에서도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은 1년 3.2%, 5년 2.9%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JP모건은 현재 정책금리(4.0~4.25%)가 테일러 준칙에 따른 적정 수준(4.75%)보다 낮아 이미 완화적인 상태라고 분석했다. 또 금융상황지수(FCI-G)는 향후 1년간 미국 GDP 성장률을 약 0.8%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돼, 역사적 평균 대비 완화 강도가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추가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 효과보다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연준이 2022년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으로 판단했다가 예측에 실패한 전례도 경계론에 힘을 싣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완화 속도와 범위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물가 목표 달성이 지연될 경우 정책 신뢰도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노동시장과 물가 지표를 동시에 주시하며 점진적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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