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 등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며 전 산업군에서 채용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패션·뷰티 업계가 오히려 채용을 확대하며 선제적 인재 확보에 나서 주목된다. [출처=오픈AI]
경기 침체와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 등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며 전 산업군에서 채용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패션·뷰티 업계가 오히려 채용을 확대하며 선제적 인재 확보에 나서 주목된다. [출처=오픈AI]

경기 침체와 미국의 대(對)중국 추가 관세 부과 등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며 전 산업군에서 채용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국내 패션·뷰티 업계는 오히려 채용을 확대하며 선제적 인재 확보에 나서 주목된다.

수익성 악화와 소비 위축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행보는 단기적 인력 충원이 아닌 장기적 글로벌 경쟁력을 겨냥한 전략적 인재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맥스그룹, 에이피알, 유니클로 등 K패션·K뷰티 대표 기업들은 다수가 하반기 신입 및 경력직 공개채용 계획을 발표하고, 각 사의 채용 홈페이지와 채용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인 구직자 모집에 돌입했다.

이들 기업의 채용 공고를 살펴보면 채용 규모뿐 아니라 직무 범위에서도 전통적인 영업·마케팅을 넘어 R&D(연구개발), 전략기획, 글로벌 사업, 생산관리, IT 등으로 직군이 다변화되고 있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이는 단순히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한 대응이 아니라 기업 내부 체질을 강화하고 미래 산업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채용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채용 기준의 진화’다. 과거에는 어학 성적이나 학벌 중심의 정량적 스펙이 우선 고려됐다면, 이제는 회사의 가치에 공감하고 조직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태도와 사고와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실질 역량이 핵심 기준으로 떠올랐다.

이는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지속되는 일손 부족 현상을 넘어 전략적 인재 확보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전문기업 코스맥스그룹은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를 비롯해 코스맥스, 코스맥스펫 등 주요 계열사와 함께 오는 29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지원서를 접수받는다.

이번 채용에서는 R&I(연구혁신), 전략마케팅, 해외영업, 글로벌사업, IT, 경영관리, IR 등 다양한 부문에서 인재를 모집하며, 지원자는 서류 전형과 AI 역량검사, 실무 및 최종 면접을 거쳐 연말 입사가 예정돼 있다. 코스맥스는 직무 소개 메뉴 신설, 현직자 인터뷰 영상 제공, 직무 상담회 개최 등 구직자 친화적인 채용 프로그램을 강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 에이피알은 13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 인재를 뽑는 ‘글로벌 뷰티 마케터’ 채용을 다음 달 12일까지 진행한다. 온라인 MD, 인플루언서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등 실무형 직무를 중심으로 각 국가의 언어를 비즈니스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는 인재를 필수 요건으로 제시했다.

최종 합격자는 3개월간 인턴십을 거쳐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얻게 되며 지역별 시장 분석, 현지화 전략 수립 등 본격적인 글로벌 마케팅 실무를 수행하게 된다.

유니클로는 오는 30일까지 ‘UMC(유니클로 경영자 후보자)’ 모집을 통해 하반기 대규모 공채를 이어간다. 선발된 인재는 집중 교육을 통해 매장 운영, 손익·인사·상품관리 등 경영 전반을 경험하며 점장과 슈퍼바이저, 본부 및 해외법인 직무로의 커리어 확장이 가능하다.

유니클로는 채용 박람회 참여, 본사 초청 설명회, 온라인 라이브 설명회 등 다양한 경로로 예비 지원자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패션·뷰티 업계의 이 같은 채용 확대는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무게를 두는 ‘전략적 인재 투자’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특히 K푸드, K뷰티 등 한류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시점에서 이에 걸맞은 글로벌 감각과 실행력을 갖춘 인재를 조기 선점하는 것이 기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은 채용 기준에서 정량적 잣대보다 가치 공감, 문제 해결 능력, 다양성에 대한 이해 등 정성적 요소를 중시하며 이는 향후 국내 유통산업의 인재 선발 기준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채용을 확대한다는 것은 기업이 인건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무대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 볼 수 있다”며 “특히 단순 ‘스펙’보다 ‘가치와 역량’을 중시하는 채용 기준의 변화는 산업 전반의 인재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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