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출처=EBN DB]](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80769_698098_932.png)
국내 조선업계가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인도, 동남아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현지 조선업 재건과 신시장 개척에 나서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와 남미와의 협력 논의도 가시화되면서 전략 거점 다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인도 북서부의 스완(Swan Defence and Heavy Industries) 조선소와 조선·해양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도 최대 규모 드라이 도크를 보유한 이 조선소와 함께 신조 선박 설계, 구매, 생산관리(EPM) 및 해양 프로젝트 협력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도 시장은 정부 주도의 강력한 조선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빅3 역시 모두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인도 최대 국영 조선소인 코친조선소와 협력해 설계·구매 지원, 생산성 향상, 인적 역량 강화 등 전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노이다에 '글로벌 엔지니어링 센터'를 개소해 FPSO와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등 해양플랜트 구조물 설계를 수행하며 글로벌 수요에 대응한다.
![인도 코친조선소 전경. [출처=HD현대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80769_698106_1448.jpg)
북아프리카에서는 모로코가 새로운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모로코 국립항만청(ANP)이 추진 중인 카사블랑카 조선소 운영권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지정학적 이점과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21만㎡ 규모의 조선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남미 시장도 잠재적 파트너로 부상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월 페루 현지 시마조선소에서 페루 함정 프로젝트에 착수해 호위함, 원해경비함, 상륙함을 현지에서 건조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은 첨단 설계와 조선 공정 노하우를 제공하며 공동 건조 모델을 지원하고 있다.
중동에서도 협력 보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6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 만나 합작조선소와 엔진공장의 안정적 가동 방안을 논의했다. 사우디의 '비전 2030' 전략과 맞물려 조선·에너지 장비 분야에서 협력 수요가 한층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조선 3사는 설계·건조·운영 등 종합적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행보가 단순한 시장 확대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조선업계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한다.
이같은 생산거점 다변화는 위험 분산 효과와 함께, 공동 수주와 현지 저비용 생산을 활용해 글로벌 경쟁 우위를 강화할 수 있다. 특히 신규 투자보다는 현지 조선소와의 협력 방식을 택함으로써 국내 생산능력 부족 문제까지 보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K-조선의 해외 네트워크 확장은 단순한 수주 차원이 아니라, 글로벌 조선업 재건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과제 속에서 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남궁금성 삼성중공업 생산지원본부장(오른쪽)과 비핀 쿠마 삭세나(Vipin Kumar Saxena) 인도 스완 조선소 CEO가 MOU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삼성중공업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80769_698107_15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