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화오션 제재 조치에 한미 조선 협력 논의가 구체화됐다. [출처=연합뉴스]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 조치에 한미 조선 협력 논의가 구체화됐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며 이를 한미 조선 협력 약화 시도로 규정했다.

미국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연합뉴스 질의에 대한 대변인 명의 답변에서 "중국의 행위는 민간 기업의 운영을 간섭하고, 미국 조선 및 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미 협력을 약화시키려는 무책임한 시도"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행동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경제 협력 강화를 더욱 중요하게 만든다"며 "한국을 강압하려는 중국의 오랜 패턴의 최근 사례"라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우리는 한국과 단호히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 대상으로 발표했다. 해당 기업은 한화쉬핑(Hanwha Shipping LLC), 한화 필리조선소(Hanwha Philly Shipyard Inc.),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Hanwha Ocean USA International LLC), 한화쉬핑홀딩스(Hanwha Shipping Holdings LLC), HS USA홀딩스 등이다.

미국 정부가 이번 조치에 대해 공식 비판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화오션은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의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한편, 같은 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는 한미 양국이 '마스가' 협력 구체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을 찾아 러셀 보트 국장과 약 50분간 면담을 가졌다. 김 장관은 면담 후 "마스가 관련해 여러 가지 건설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마스가'는 한국이 지난 7월 한미 무역협상 당시 미국에 제안한 조선 협력 사업 구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에 '조선(Shipbuilding)'을 결합한 개념이다. 한국의 조선 기술력과 미국의 산업 부흥 전략이 결합해 양국 무역 타결의 촉매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용범 실장은 OMB 방문 전 "OMB는 조선업 프로젝트에 중요한 부처"라며 "한미 조선산업 협력의 의미를 공유하고, 미국 측의 입장을 청취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또 "OMB는 직접 협상을 담당하지 않지만, 주요 프로젝트와 관련한 입장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대미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를 포함한 무역협정의 큰 틀을 합의한 이후, 세부 구성 방안을 놓고 협의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교착 상태에 있던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는 가운데 '마스가' 협력이 재차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김정관 장관은 이날 OMB 방문 이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나 무역협정 최종 타결을 위한 협상을 이어갔으며 김용범 실장은 "현재 양국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중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은 '마스가'를 중심으로 조선 협력과 경제 동맹을 강화하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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