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대규모 해킹사고에도 불구하고 회원 이탈을 최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롯데카드 사옥.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5746_703695_2422.jpg)
롯데카드가 대규모 해킹사고에도 불구하고 회원 이탈을 최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적극적인 고객보호 조치와 장기할부, 구독형 제휴 등 고객을 붙잡는 '락인(lock-in)'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롯데카드 회원 수는 939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해킹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8월(947만6000명)과 비교하면 순감소 회원 수는 약 8만4000명 수준이다.
9월 한 달간 16만명이 카드를 해지했지만, 신규가입자 7만3000명이 유입되며 충격을 일부 상쇄했다.
단기간 내 회원 16만명 이탈은 회사 입장에서 뼈아픈 수치지만, 개인정보 297만건이 유출된 사태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고객 이탈을 최소화한데는 장기할부, 구독형 제휴카드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점쳐진다.
당초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올해 두번째 매각 도전에 나섰고, 롯데카드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외형확장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경영 전략을 펼쳤다.
이를 위해선 회원수 확대가 필수적이었고 비용을 어느 정도 감수하더라도 고객을 잡아 두기 위한 마케팅 등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중 하나가 장기 할부를 유도하기 위한 무이자 할부 마케팅이다. 롯데카드는 디지로카앱의 쇼핑몰 '띵샵'을 운영하고 있는데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을 상시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 전용관 '엣지(Edge)' 카데고리를 올해 4월 신규 오픈한 바 있다.
띵샵 엣지는 고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리미엄 제품군에 최대 50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기본 제공한다. 애플 에어팟, 다이슨 에어랩 등 유명 브랜드의 인기 상품, 고객 관심도와 구매 우선순위가 높은 제품군이 있다.
카드 업황 악화로 무이자할부가 많이 사라진 시점에서 롯데카드는 고가 상품 구매 시 장기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며 충성고객을 확보했다.
이 같은 고객의 할부 결제는 카드 해지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남은 할부금을 일시 상환해야만 해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렌탈·통신·보험·학습지 등 생활 구독형 제휴카드도 다수 운영하며 고객 결제 생태계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자동이체 중심의 결제 구조는 '이탈 방지 장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사고 직후 롯데카드가 신속히 대응하며 소비자를 안심시킨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카드는 "해킹으로 인한 피해액은 전액 보상하고, 2차 피해 역시 연관성이 확인되면 전액 배상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고객 피해 제로화'를 목표로 사고 진행 상황을 수시로 공개하고,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정보유출이 잦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해킹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점도 탈회율 완화에 한몫 했다.
일부 고객은 "개인정보가 이미 유출된 이상 탈퇴해도 소용없다고 판단했고, 문제가 생길 시 회사의 보상 약속을 믿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카드 번호 등 민감정보가 유출된 28만명은 온라인 쇼핑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던 고객층으로 내가 내는 비용(연회비 등)보다 카드 혜택이 더 크면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성향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회원 수는 어느정도 방어했지만 실적 타격은 불가피했다. 올해 3분기 롯데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은 9.14%로 전년 동기(9.7%) 대비 0.56%p 하락했다. 9개 주요 카드사 중 낙폭이 가장 컸다.
특히 해킹 직후인 9월 말 기준 신판 점유율은 8.88%로, 8월 말(9.19%) 대비 0.31%p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오히려 0.72%p 상승하며 대조를 이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원수 이탈은 시간을 두고 더 지켜봐야할 문제"라면서 "롯데카드 사용 위축과 신뢰 회복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카드사, 3분기 실적 주춤했지만 눈에 띄는 '건전성 개선'
- 삼성카드 독주 지속…신한카드와 순익 격차 더 벌렸다
- 여전채 의존도 낮추는 카드사…해외로 돌리는 자금조달 창구
- [카드 & NOW] 하나카드, '하나X지드래곤' 성수동 팝업 스토어 오픈 등
- 삼성카드, 시니어 고객 소비자보호 제도 강화
- [현장] 지드래곤 작품 구경갈까…하나카드, 성수동 팝업 오픈
- 카드 결제시 포인트 자동사용…고령층은 기본 적용
- [현장] 이억원, 여전사 CEO 첫 회동…"생산적 금융 역할 강조"
- 내년부터 12살 미만 미성년자도 본인 명의 체크카드 사용가능
- 롯데카드, 차기 CEO 선임 착수…'외부 영입 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