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삼성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5993_703962_226.jpeg)
'삼성그룹 2인자'로 불렸던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의 퇴진으로 그룹 수뇌부가 일부 재편, 이르면 이달 중순께 단행할 연말 사장단 인사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가 사업지원TF를 정식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격상, 정 부회장의 용퇴와 최윤호 사장의 이동이 맞물려 사장단 인사의 폭과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선을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보며, 지난 7월 대법원 무죄 확정 이후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이재용 회장의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사업지원TF를 상설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높이면서 정 부회장을 회장 보좌역으로, 박학규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을 사업지원실장으로 이동시키는 위촉 변경 인사를 단행했다.
정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이 회장의 공백기를 메우며 삼성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그룹 경영이 정상화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서 후배들에게 기회를 넘기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스스로 용퇴를 택했다. 초대 실장으로는 평소 이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박 사장이 임명됐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의 이번 인선 결정과 관련 "비상체제의 공식 종료이자, 차세대 리더십의 본격 등장을 예고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회장 중심의 단일 책임경영 체제가 강화되는 분기점으로 보는 만큼, 이달에 단행될 사장단 인사 폭이 인적 쇄신 차원에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7월 대법원 무죄 판결로 질긴 사법 족쇄에서 벗어난 이 회장이 이번 사령탑 교체를 시작으로 '이재용식(式) 뉴 삼성' 구상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이달 사장단 인사에서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이 '직무대행' 꼬리표를 뗄지와 부회장 승진 여부가 관심사다. 최원준 모바일경험(MX) 개발실장은 사업부장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상황 속 정 부회장의 용퇴와 사업지원실 재편은 사실상 연말 인사 방향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최 사장이 사업지원실로 이동하면서 주요 보직 이동과 조직 재배치 폭도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책임경영이 굳어지는 동시에, 젊은 리더 중심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의 새 사업지원실은 전략팀·경영진단팀·피플팀 등 3개 팀으로 구성돼 그룹 차원의 △중장기 전략 △신사업 발굴 △인사 체계 등을 담당한다. 이는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유지돼 온 임시 조직 체제를 끝내고, 상설 컨트롤 기능을 복원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 경영진단실을 사업지원실로 이관하며 내부 컨설팅 기능을 보강했다.
삼성은 다만 "그룹 전체를 지휘하는 컨트롤타워 복원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시 조직이었던 사업지원TF를 정식 실로 바꾼 것일 뿐"이라며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조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지난 7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뒤, 국내외 사업 현장을 연이어 방문하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Fläkt)를 2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대형 인수합병(M&A)에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연쇄 비즈니스 미팅 등 세일즈에도 적극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 젠슨 황 CEO와 삼성역 깐부치킨에서 치맥 회동을 가지는가 하면, 이번주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만남을 갖고 전장(車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강화 행보를 이어간다.
재계 관계자는 “정현호 부회장의 용퇴와 사업지원실 격상으로 기존 상위 보직 공석이 생기고, 박학규 신임 실장 이동까지 맞물리면서 이번 연말 인사는 보직 이동 폭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 사업부장과 부문장 자리에서도 세대교체와 책임경영 중심 인사가 동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