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오픈AI 동맹 이어 엔트로픽에 50억달러 투자…AI ‘멀티 전략’ 본격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의 강력한 경쟁자인 엔트로픽에도 천문학적인 금액을 베팅했다. 특정 AI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모든 유력 AI 기업을 자사의 클라우드 생태계로 끌어들이겠다는 MS의 ‘멀티 AI’ 전략이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엔트로픽에 최대 50억달러(약 7조3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업계의 이목이 쏠린 지점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중적 행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최대주주인 혈맹 관계다. 그럼에도 경쟁사인 엔트로픽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것은 오픈AI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AI 모델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한 단순 투자를 넘어 클라우드 매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이번 투자의 반대급부로 엔트로픽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의 컴퓨팅 용량을 300억달러 규모로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에 대해 “산업은 이제 제로섬 내러티브나 승자독식의 과열 경쟁을 넘어서야 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모든 국가와 산업, 고객에게 실질적인 성공을 제공할 수 있는 폭넓은 역량을 함께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엔비디아 역시 엔트로픽에 100억달러 투자를 단행하며, 그레이스 블랙웰과 베라 루빈 등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통해 최대 1GW의 컴퓨팅 용량을 제공하기로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꿈이 현실이 된 것과 같다. 우리는 오랫동안 앤트로픽과 다리오 아모데이 CEO의 작업을 존경해왔으며, 이번에 앤트로픽과 깊이 협력해 클로드를 가속화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의 투자로 인해 엔트로픽의 몸값은 지난 9월 1830억달러에서 단숨에 3500억달러 수준으로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