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3를 공개했다. [출처=연합뉴스]
구글이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3를 공개했다. [출처=연합뉴스]

세계 최대 검색기업 구글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Gemini) 3'를 공개하며 경쟁사와의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지난해 3월 제미나이 2.5를 발표한 이후 약 8개월 만의 신모델로, 구글은 출시 첫날부터 검색 서비스에 제미나이3를 적용하는 강수를 선택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제미나이3 공개 행사에서 이 모델을 "아이디어 속 미묘한 단서를 포착하고 전례 없는 수준의 깊이와 뉘앙스를 이해하는 최신 추론 모델"이라고 소개하며, 검색·앱·클라우드 전반에 '구글 스케일'로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제미나이3는 여러 글로벌 AI 벤치마크에서 기존 모델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HLE(Humanity's Last Exam): 제미나이3 프로가 37.5%, 딥싱크(DeepSync) 모델이 41%를 기록했다. 그록4(25.4%)와 GPT-5(25.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GPQA 다이아몬드(고급 과학·수학 평가): 91.9%로 GPT-5(89.4%)와 클로드 소넷 4.5(75.4%)보다 높았다.

LM 아레나(사용자 평가 기반): 1501점으로 기존 상위권 모델들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매스아레나 에이펙스(최고 난도 수학 대회 평가): 기존 최고치인 5.21%를 크게 넘어 23.4%에 도달했다.

구글은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과학·수학 등 고난도 영역에서 제미나이3가 복잡한 문제를 높은 신뢰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이번 모델을 공개함과 동시에 검색 서비스에 제미나이3를 즉시 적용했다. 검색창에서 'AI 모드'를 선택하면 기존 챗봇과 유사한 대화형 검색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핵심 매출원인 검색광고의 '자기잠식' 우려로 AI 적용이 제한적이었으나 이번 결정은 검색 시장에서도 AI 기반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 전환으로 해석된다.

오픈AI·퍼플렉시티 등 AI 기업의 도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구글은 AI 검색을 통해 본진인 검색 서비스 우위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AI 모드는 미국에서 먼저 적용되며 한국은 추후 도입 예정이다.

제미나이3는 텍스트·이미지·영상·PDF를 포함한 멀티모달 처리 능력이 강화됐다.

학술 논문 PDF를 업로드하면 주요 개념을 3D 인터랙티브 앱 형태로 자동 구성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또 '웹데브 아레나' 평가에서 전작보다 88점 상승했고, 단일 지시로 3D 시뮬레이션·게임·대화형 시각화 도구 등을 구현하는 ‘바이브 코딩’ 기능도 새롭게 추가됐다.

구글은 "제미나이의 월간 활성 사용자가 이미 6억5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구글은 제미나이3 기반 에이전트 플랫폼 '구글 안티그래비티'도 발표했다.

이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소프트웨어 작업을 계획·실행하도록 설계됐으며, 제미나이 울트라 요금제 가입자는 쇼핑·메일함 정리·여행 예약 등 다양한 활동을 자동화할 수 있다.

구글은 제미나이3 소개 과정에서 최근 논란이 된 챗GPT의 '아부성 발언'을 겨냥한 듯 "아부성 발언을 줄였다"고 언급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그나이트 2025' 개최일에 맞춰 발표한 점도 경쟁 구도를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제미나이3는 당초 올해 말 공개가 예상됐으나 최근 며칠 사이 출시일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시장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제미나이3는 구글이 만든 가장 강력한 에이전틱 모델"이라며 "AGI를 향해 한 단계 더 나아간 결과"라고 평가했다. 피차이 CEO 역시 "AI는 상황을 읽고 눈치까지 볼 수 있는 단계로 발전했다"며 향후 지속적인 고도화를 예고했다.

구글이 제미나이3를 통해 검색과 앱 생태계 전반을 재정비하면서 글로벌 AI 경쟁이 한층 격렬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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