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개최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 참석하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제공=연합]
​28일 개최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 참석하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제공=연합]

지난 1월부터 시작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열린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3자 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이 추진한 이사회 총원 확대가 무산되며 경영권 분쟁이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미약품그룹은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당초 이날 임시 주총은 오전 10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의결권 위임장 집계 등 과정이 오래 소요되며 개회가 4시간 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이날 임시 주총에는 형제 측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만 참석했고,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를 비롯한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회장,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도 의결권을 위임해 임시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특히 이번 임시 주총의 주요 안건으로는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의 건 △신동국 회장·임주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 △회사가 상정한 자본준비금 감액 건에 대한 표결이었다.

그러나 가장 핵심 안건으로 주목되던 정관 변경의 건이 부결되면서 경영권 행방 역시 묘연해진 상황이다. 이날 임시 주총의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주식수는 6771만3706주로, 이 가운데 84.68%에 해당하는 5734만864주가 주총에 참석했다.

이 가운데 사전 투표와 현장 참여 의결권 중 57.89%가 정관 변경의 건에 찬성하면서 특별 결의 안건 통과 기준(66.6%)을 넘어서지 못해 이사회 정원을 늘리는 데 실패하게 됐다.

다만 일반결의 안건인 신규 이사 선임의 건은 가결돼 신동국 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 구도가 5:5로 정리됐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는 형제 측 5명과 3자 연합 측 4명의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번 이사회 과반 확보가 무산됨에 따라 어느 한 곳도 이사회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결국 3자 연합이 추진한 이사회 과반 확보가 무산됨에 따라 임종윤·종훈 형제로부터 경영권을 탈환하는 데도 실패했다.

이번 임시 주총 결과로 당장 다음 달 19일로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포함해 각종 법정 분쟁 등 교착 상태는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는 이사 2인 해임 및 선임의 건을 다룰 예정으로, 3자 연합 측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이사를 해임하는 안건이 올라와 있으며, 형제 측 인사인 박준석·장영길 이사를 새롭게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임시 주총을 앞두고 한미약품은 서울경찰청에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고, 형제 측도 이달 3자 연합 측을 상대로 배임·업무방해 등 3건의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고소 고발전을 이어갔던 만큼 향후에도 이 같은 대립 상태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사회가 동률로 재편된 만큼 임종훈 대표 등 이사진의 임기가 만료되는 2027년 3월까지 경영권 분쟁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이사로 선임된 신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저는 한미그룹의 오랜 최대주주로서, 지금까지 회사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 왔다”며 “치열한 분쟁 상황이 지속되는 작금의 상황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도록, 저는 보다 충실히 책임감 있게 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의사결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판단할 것이며,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완충시키면서 조화로운 경영 모델을 이뤄내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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