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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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에 빠진 면세점업계가 고강도 쇄신에 나선다. 면세점시장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대형면세점들이 잇따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실적 부진을 기록하고 있는 롯데면세점 대표를 바꾸면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롯데는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김동하 신임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전무를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롯데면세점 대표를 맡게 된 김동하 전무는 2022년부터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으로 그룹 노무와 생산성 관리를 담당해왔다. 김 전무는 유통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롯데면세점의 사업과 조직을 강하게 개혁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부실 면세점 철수도 검토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일본·베트남·호주 등 해외에서 시내면세점 3곳과 공항면세점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 되는 사안은 없지만 국내외 부실 점포에 대한 매장 효율화 작업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고강도 비용 절감 작업에 착수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했으며,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의 급여 20% 반납을 결정했다. 임원 급여 반납은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신세계디에프는 '비상경영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조 개혁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신세계디에프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지금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재도약할 기회를 만들겠단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사명 변경, 브랜드 아이덴티티 쇄신 등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인사를 통해 현대면세점 신임 대표에 박장서 상품본부장(전무)을 내정했다. 박 신임 대표는 33년간 국내 주요 면세점에서 영업을 담당한 면세사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올해 7월에는 면세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백화점면세점에서 현대면세점으로 이름을 바꿨다. 또 최근 새로운 BI를 공개하고 무역센터점·동대문점·인천공항점 등 주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 적용했다. 

면세점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시장 악화로 인한 지속적인 적자 때문이다. 면세점 시장의 불황은 소비 트렌드 변화와 달러 강세로 인한 고객 감소, 그리고 인천국제공항 이용객 수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매장 임차료 비용 증가가 주요 원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선 면세점업체들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장 전반의 회복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업체들이 비상 경영체제로 전환해 긴축을 통한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면세점시장이 전체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수익성을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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