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포항제철소 4고로 풍구에 화입을 하고 있다.[제공=포스코그룹]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포항제철소 4고로 풍구에 화입을 하고 있다.[제공=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첫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둔 포스코그룹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력 사업인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업황이 안 좋은 만큼 '안정'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포스코 화재와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로 큰 폭의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크리스마스를 전후 해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2년 초강력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가 침수됐을 때를 제외하곤 크리스마스쯤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해 왔다.  

이번 정기 임원 인사는 그룹의 주력인 철강과 이차전지소재의 업황 부진으로 '안정 속 변화'를 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외 사업환경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둘 것이란 관측이다.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33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557억원) 대비 32% 급감했다. 철강 업황 악화와 수요 부진이 직격탄이 됐다. 중국이 철강 내수 부진으로 저가 철강재를 밀어내기 수출하며 공급과잉이 발생한 데다가국내 철강 수요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차전지소재 회사인 포스코퓨처엠도 3분기 누적 영업이익 4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6% 급감했다. 전방산업인 전기차가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 빠진 영향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장 회장이 워낙 인품 좋기로 소문난 분이다보니 인사도 그에 걸맞게 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정기 임원 인사가 장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니 만큼 큰 폭의 '물갈이'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화재, 파업 위기 등 내부 문제가 연달아 불거지고 있는 만큼 조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2월 인사에선 전임자인 최정우 회장의 경영진들이 다수 자리를 지켰다. 그 당시 장 회장은 취임 전 당선인 시절이었다. 이번이 장 회장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첫 정기 임원 인사로 자신의 사람들로 경영진을 꾸릴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최근 포스코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에서 화재가 2번 발생했다. 2주 간격으로 불이 났던 곳에서 또 불이 난 것이다. 

장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근무 기강이 느슨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임원과 직책자들은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각별한 경각심과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기 바란다"고 썼다. 

그룹 내 '설비 강건화 TFT'를 발족했다. 포스코 홀딩스 임원들을 대상으로 격주로 시행하는 4일제 근무를 주 5일제 근무로 전환했다. 포스코도 지난 6월 임원에 한해 주 5일제로 복귀시킨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중간 관리자인 팀장급까지 주 5일제로 복귀시켰다. 

포스코는 노조가 지난 2일 포항제철소 본사 앞에서 파업출정식을 연 데 이어, 3일 광양제철소 앞에서 파업출정식을 열었다. 오는 19일엔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전 조합원이 상경 투쟁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포스코는 1968년 창립 이래 56년 만에 최초의 파업을 맞게 된다.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점도 쇄신론에 힘을 싣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철강업계는 보편관세 부과, 수출쿼터 축소 여부 등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최대 7500달러(약 1075만원)인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하고 신차와 경트럭의 연비 요건을 낮출 계획이라는 보도는 이차전지소재 사업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어서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장 회장의 첫 정기 임원 인사인 만큼 인사 폭이 클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며 "현 상황에서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