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수출 전용 야적장 [제공=현대자동차]](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304_658249_92.jpg)
현대자동차그룹을 필두로 한 완성차 업계의 고심이 깊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폐지 및 관세 인상 계획이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관은 물밑으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다만,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당분간 한미 정상 회담과 같은 핵심 대화 창구 마련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가 우려하던 불확실성 리스크가 시작된 셈이다.
18일 외신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수팀은 전기차 지원을 삭감하고, 배터리 소재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계획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1080만원)를 지원하는 규정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IRA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책 등을 담은 법안으로, 자국 내에서 생산 및 제작한 전기차 보조금을 주요 골자로 한다.
중국산을 포함한 모든 배터리 재료에 관세를 부과하고 동맹국과 개별적으로 면제를 협상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더 큰 비용이 드는 일'이라며 반대했다. 이와 함께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해 관세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자동차 보조금 폐지 및 자동차 관세 인상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는 임직원 대상 특별 담화문에서 "중동과 러시아 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침체는 지속되고 있고, 최대 판매 시장인 미국은 향후 10∼20%의 보편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설상가상의 악재까지 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다음 달로 다가오면서 완성차 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12월 초께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비공식 회의를 개최,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사태로 혼란이 극에 달했음에도 사안의 중요성에 따라 회의를 강행한 것이다.
현대차그룹도 국제 정책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최근에는 '외교통'인 성 김 고문을 사장으로 임명하고, 전략기획실 산하 조직인 GPO(Global Policy Office)를 사업부로 격상했다. 또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을 외국인 최초 대표이사(CEO)로 임명하는 등 전폭적인 행보를 보였다.
업계 전문가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를 빌미로 미국 내 신규 투자 유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이 자국우선주의에 입각한 일자리 유치 등을 주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컨트롤타워가 부재다. 현대차그룹 자체 대응책을 마련하더라도 정부의 도움이 없다면 불필요한 지출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에 국한하지 않고 포괄적인 대화가 이뤄져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상 간 대화의 장이 중요한 이유다.
현재로써는 민·관·학이 머리를 맞대 대응책을 마련해도 당분간 한미 정상회담과 같은 정상 간 대화가 불가능할 것이란 예측이 대세다. 한·미·일 정상회담과 같은 공동 회담에 참여할 수는 있겠지만, 권한대행의 한계로 진지한 대화를 나눌 가능성은 작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 참여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한 총리가 트럼프와 나란히 다자 회의에 참석한다면 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나, 트럼프가 한국에 가거나 반대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 또한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시징핀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을 언급했으나, 한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게다가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예측이 쉽지 않다. 탄핵심판에서 인용 결정이 나온다고 가정, 조기 대선이 진행되더라도 최소 6개월가량이 필요하다. 만약, 탄핵이 인용되지 않는다면 국내 정치로 인한 혼란은 가중된다. 사상 초유의 사태로 완성차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신규 EV 전용 공장 [제공=현대자동차]](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304_658252_11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