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바바 손잡은 신세계…K커머스 판도 변화 예고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합작법인 설립 결정이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의 국내 시장 장악력을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지배력을 급격히 늘린 C커머스가 올해까지는 물류·배송 제약에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번 협력으로 한계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AIDC)과 내년 신설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한다. 

합작법인은 양사가 5대 5로 현물 출자 방식으로 세워진다. 신세계는 이마트 등이 보유한 지마켓 지분 100%를,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현금 3000억원을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랜드오푸스홀딩'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각각 자회사로 편입된다. 다만 편입 이후에도 G마켓과 알리는 현재처럼 각각 독립적 플랫폼으로 운영한다.

이번 협력으로 G마켓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IT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경쟁력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은 "이번 파트너십 구축을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은 C커머스의 지배력 확장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G마켓에 네트워크와 IT를 제공하는 만큼 신세계그룹도 알리익스프레스에 그만한 인프라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알리바바가 갈증을 느끼는 곳은 '물류 체계'라는 점에서 신세계그룹의 물류시스템이 공유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도 전날 발표한 이커머스 시장연구 정책보고서를 통해 C커머스에 대해 "저가 공산품 품목군에서 상당한 경쟁압력이 형성돼 있지만, 물류·배송, 교환·환불 등 수요 측면에서 제약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알리바바 입장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국내 유통 물류 시스템을 얻게 되는 셈이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CJ대한통운과 물류 통합 작업을 진행 중으로 물류 인프라를 전국 단위로 넓히고 있다. 

물류 인프라 공유 작업은 단기간에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직구 물량 80%는 현재도 CJ대한통운이 처리 중이다. 

G마켓과 알리의 합작은 물류 시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즉각적인 물동량 증가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향후 시너지 창출 여부에 따라 물동량 증가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동안 소비자 이용률을 급격히 늘리면서도 개인정보 침해와 유해물질 검출 등 소비자 피해를 막대하게 발생시킨 C커머스가 제대로 된 방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국내 유통 물류망을 확보할 경우 관련 피해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는 점이다. 

실제 C커머스 공산품에서 발암물질과 기준치를 초과한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다수 검출되며 안전성 문제와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방지책 마련은 장기간 부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올해 초부터 해외 직구 열풍이 불면서 중국 해외 직구 통관량은 지난 10월 말 기준 2329만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30만건보다 63%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달만 집계했을 경우 207만건으로 하루 평균 통관량은 10만건에 육박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통관량이 급증하는 만큼 불법 물품 반입 시도도 계속되면서 적발 건수도 늘어났다.

인천본부세관 인천항 해상특송물류센터에 따르면 올해 1∼10월 마약류와 짝퉁 등 불법 반입 물품을 적발한 사례는 6만4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8000건보다 10.5%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