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가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물류 접근성을 강화하며 사업 기반을 꾸준히 다지고 있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중국 자본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C커머스 대표격인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굴지의 유통그룹인 신세계와 대규모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올해는 C커머스 공습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그간 알리·테무·쉬인(알테쉬) 등 C커머스의 국내 시장 침투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최근 공개한 '이커머스 시장 동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알리와 테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신규 설치 건수는 지난해 3월 각각 115만8575건, 292만6807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하향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기준 앱 신규 설치 건수는 알리 54만 3989건, 테무108만 1049건으로 지난 3월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설치 건수는 알리 658만948건, 테무 1804만4988건으로 총 2463만건으로 집계됐다.
모바일인덱스는 테무의 높은 신규 설치 건수에도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테무 사용자의 월간 이탈률은 37~50%에 달했기 때문이다. 월간 이탈률은 전달 사용한 뒤 그 다음 달에는 앱을 삭제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의 비율이다.
카드 결제액으로 추정한 점유율을 보면 테무는 0.71%(417억원)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알리는 3.36%(1962억원)에 그쳤다. 지난 1월 1.29%(759억원) 대비 2%포인트 오르는데 그친 것이다.
반면 쿠팡은 1월 47.36%에서 11월 53.84%로 확대됐다. 결제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2조7940억원에서 3조1433억원으로 12.5% 증가했다. C커머스 공세가 찻잔속 태풍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결제구매액은 낮은 수준이지만 사용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알리와 테무의 지난달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각각 720만8363명, 626만8660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구매액은 낮지만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C커머스 기업들이 국내 사업기반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는 것도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앞서 알리는 신세계그룹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시장 공략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양사의 핵심 전략은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G마켓이 보유한 60만 판매자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 수요가 높아지는 K상품을 공급하는 것이지만, 기업 합병 효과를 국내 시장에 활용하지 않을 리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자금력을 갖춘 알리가 G마켓과 손잡고 K상품에 대한 대대적인 할인 공세에 나설 경우 시장 구도가 급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C커머스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국내 물류망 확대 등 사업 기반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며 "올해는 기업 합병도 예정된 상황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이어질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 구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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