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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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들이 올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협력사 납품대금 조기 지급에 나섰다. 협력 업체들을 대상으로 유동성을 지원, 기업들의 자금 운용 부담을 낮추고 상생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취지다.

LG·현대자동차·롯데그룹 등 주요 그룹들은 이번 조기 대금 지급이 중소기업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9개 계열사(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LG유플러스·LG CNS·D&O)는 설 명절을 앞두고 납품대금을 최대 22일 앞당겨 지급한다. 조기 지급하는 납품 대금은 총 1조5000억원 규모다. 

LG 계열사들은 납품 대금 조기 지급 외에도 협력사가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펀드, 직접 대출 등을 포함한 1조23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내수 침체 상황에서 납품대금 조기 지급이 협력사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LG 계열사들은 설 연휴를 맞아 지역 이웃에게 생활필수품도 전달하고 있다. LG전자는 13일부터 자매 결연을 맺은 마을 10곳에 총 3000㎏의 김치를 기부하고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아동·노인 등 취약계층 보호소에도 총 1000㎏의 김치를 기부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구미에서, LG화학은 여수·대산에서 지역 이웃과 소외 계층에게 생필품·난방용품 등을 전달한다. LG생활건강은 전국 여성 청소년 기관과 노인 복지 시설 등에 생활용품·화장품·음료를 기부한다.

현대차그룹은 남품대급 2조446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19일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직원 상여급과 같은 각종 임금과 원부자재 대금 등 명절 기간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협력사 자금 운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조기 지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조기 지급을 통해 1차 협력사들도 설 연휴 이전에 2·3차 협력사들에 납품대금을 미리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납품대금 조기 지급의 효과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그룹의 납품대금 조기 지급은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등 현대차그룹 소속 주요 그룹사에 부품 및 원자재·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6000개 협력사 대상이다.

롯데는 1만1067개 중소 파트너사에 6863억원을 조기에 푼다.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롯데웰푸드,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26개 계열사가 참여, 기존 대금 지급일보다 평균 9일 앞당겨 지급한다. 롯데는 설 연휴 전에 지급되는 대금으로 파트너사들의 자금 조달 숨통을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과 SK도 설을 앞두고 협력사 남품대금 조기 지급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해 설 연휴를 앞두고 1조4000억원을 비롯한 총 2조1400억원을 조기 지급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물품 대금 지급 주기를 기존 월 2회에서 월 3~4회로 늘리는 등 동반 성장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매년 설과 추석 전 협력사 자금난 해소를 돕기 위해 납품대금을 미리 지급해온 만큼, 이번에도 설 연휴 전 이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설 연휴와 추석에는 각각 2116억원, 3272억원의 대금을 조기 집행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결정은 기업 간 신뢰를 강화하고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상생 경영은 단순한 사회적 책임을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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