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일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서 관람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제공=연합]

인공지능(AI) 경쟁력을 앞세운 기업들의 가전·IT 전장(戰場), 'CES 2025'가 막을 내렸다. 재계 총수와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리더들은 기술 동향을 살피고 신규 먹거리를 찾는 등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올해 CES는 AI의 기술 소개 보다도 일상 생활에 녹아든 모습과 비전을 제시, 차별화를 더했다는 평이다. 특히 리더들은 글로벌 최신 트렌드의 중심에 선 AI·로봇 분야에 시선을 고정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는 주요 총수들과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를 비롯해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등 기업 수뇌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상 파고든 AI"…삼성·LG, 경쟁 본격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기술이 기반이 된 스마트홈을 '초개인화'된 경험으로 제시하는 데 공들 들였다.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건강을 챙겨주는 집'의 삼성헬스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 참가 기업 중 가장 넓은 3368㎡(약 1019평) 규모로 전시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홈AI'는 스마트싱스를 통한 강화된 연결성이 특징이다. 한층 개인화된 AI를 경험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초개인화된 AI 기술로 TV와 가전 역할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다. TV를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재생장치를 넘어 사용자 일상을 돕는 '개인 비서'로 탈바꿈시켰으며, AI를 통해 제품 간 연결이 늘어나며 생기는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등에 대한 우려 해소에도 나섰다. 모든 AI가전을 연결시킨 '스마트싱스'의 무한한 확장성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회사 측은 향후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더욱 확대해 홈AI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LG전자는 전시관 가운데에 77형 ‘LG 시그니처 올레드 T’ 28대와 대형 샹들리에 조명을 활용한 초대형 미디어아트를 선보였다. [제공=LG전자]

LG전자 역시 이번 CES에서 'AI를 통한 일상의 변화'에 힘을 실었다. 집에서 누리는 일상과 편리함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AI홈 존과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등을 제공했다.

LG전자는 '공감지능'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일상의 다양한 공간에서 제품과 서비스가 매끄럽게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LG전자는 AI에이전트로 LG AI홈 두뇌 역할을 하는 LG퓨론을 더욱 발전시켰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생성형 AI를 탑재한 AI홈 허브 'LG 씽큐 온', 이동형 AI홈 허브를 기반으로 한 AI 홈의 미래를 제시했다. 투명 올레드 기술과 AI 기반 식재료 관리 솔루션을 결합한 ‘스마트 인스타뷰 냉장고’ 등 LG시그니처 존을 마련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조 LG전자 CEO는 이번 CES에서 통합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전격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에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올해 상반기 AI 컴패니언 '볼리'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제공=연합] 

■"미래 핵심 사업…휴머노이드 로봇 눈길"

올해 CES는 'AI 로봇 시대'의 공식 도래를 알린 무대가 됐다. 특히 미래 핵심 사업으로 눈길을 끈 것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제시한 '피지컬 AI'는 전자업계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한 '로봇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는 평이 나온다. 젠슨 황 CEO는 "로봇을 위한 챗GPT의 모멘트가 다가오고 있다"며 물리적 AI 시대도 곧 다가올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의 상반기 출시 계획을 공식화했다. 오는 5~6월 중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먼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볼리는 공 모양의 집사 로봇으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CES에서 전격 공개했다. 2020년 CES에서 초기화 모델을 선보인 이후 4년 만에 상용화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로봇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동향에 맞춰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한종희 부회장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기도 했다.

LG전자도 가정용 AI 로봇인 이동형 AI 홈 허브 'Q9'의 연내 출시를 계획 중이다. 이외에도 자사 고유의 로봇 브랜드인 'LG 클로이'의 판매를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조 LG전자 CEO는 CES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로봇 사업을 F&B(식음료), 로지스틱(물류) 쪽에 집중하고 있지만 홈 영역에서도 준비를 하고 있다"며 가사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현재 로봇은 가정용과 산업용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처럼 로봇도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 봤다.

최태원 SK회장은 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를 찾아 전시관을 둘러보고 국내 언론과 간담회를 가졌다. [제공=SK그룹]

한편 이번 CES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와 CEO들이 현장을 찾아 AI 등 첨단 기술 트렌드와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쏟았다.

최 회장은 젠슨 황 CEO와의 만남을 공개하며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를 앞지르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으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도 3년 연속 CES에 참석해 미래 성장 동력을 모색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현장에서 다양한 신기술·신제품을 직접 경험하고 AI와 소프트웨어의 비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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