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건설사들이 살얼음판 위에 섰다. 위태롭다 못해 아찔할 정도다. 지난해 폐업한 종합건설기업 수가 1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천장이 뚫린 듯 치솟고 있는 건설공사비가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도 건설사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1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기업 폐업 건수는 2023년(581건)대비 60곳 늘어난 64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5년(629건)이래 최대치다.
폐업 신고 건수는 2010년(554건)부터 2018년(224건)까지 하락세를 유지하다 2019년(327건)부터 2022년(362건)까지 등락을 반복했다. 이후 2023년(581건)부터는 2년 연속 급증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폐업 신고 건수가 급증한 것은 치솟은 건설공사비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작년 11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전년 동기(128.9)대비 3.9% 늘어난 130.3을 기록했다.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고로슬래그(149.9→153.3), 포틀랜드시멘트(160.9→162.0) 등의 가격 오름세가 건설공사비 상승을 부추겼다.
건설공사비 지수란 건설공사의 물가 변동을 측정하고 분석하기 위한 지표로, 특정 기간 동안 건설 공사에 소요되는 비용의 변화를 나타낸다.
이러한 상황 속에 국내 부동산 시장도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았다. 수요자들이 고강도 대출 규제로 관망세로 돌아섰고, 이에 부동산 관련 지표들은 모두 하락 전환됐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월 13일까지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93.42%)대비 0.04%포인트 하락한 93.38%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하락폭(-0.02%→-0.03%)이 확대됐고, 지방은 전주와 같은 하락(-0.05%→-0.05%)을 유지했다. 서울은 보합(0.00%→0.00%)을 나타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재건축 단지 등 일부 선호단지에서 신고가 경신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면서도 "그 외 단지에선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고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등 지역·단지별 상승·하락이 혼재돼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가워진 국내 부동산 시장의 인기는 통계로도 확인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작년 12월 아파트 매매량은 2775건에 그쳤다. 9217건의 매매량을 기록하던 작년 7월과의 분위기와 매우 대조된다.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작년 12월 아파트 매매량이 작년 7월 수준을 넘어서긴 어려워 보인다.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작년 2월(2714건)부터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다, 8월(6509건)부터 하락 전환됐다. 9월(3164건)부터 12월까지는 4000건 이하에 머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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