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 2. [제공=한국닌텐도]
닌텐도 스위치 2. [제공=한국닌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하는 가운데, 게임업계에선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콘솔 기기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돼 콘솔 게임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반면에 친(親)가상자산 주의자인 트럼프의 정책은 블록체임 게임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나아가 중국산 수입품에는 60~10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가 공약한 대로 관세가 실제로 부과되면 콘솔 기기값은 대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이달 발간한 '트럼프 관세는 테크 제품 가격을 어떻게 인상하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관세 부과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반적인 테크 제품 가격 인상을 초래할 것으로 분석했다. 

비디오 게임 콘솔 가격은 최소 40%에서 최대 58%까지 뛸 것으로 추정됐다. 랩톱과 테이블은 46~68%까지 가격이 오르고 스마트폰도 가격이 26~37% 인상될 것으로 추산됐다. 

콘솔 기기값 상승으로 콘솔 게임 시장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 기기를 사는 데 가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콘솔 게임 시장이 위축되면 전체 게임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2022년 세계 게임시장에서 콘솔게임 점유율은 28.4%로 모바일 게임(44.0%)에 이어 두 번째로 크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와 유럽에선 콘솔 게임 점유율이 40% 이상에 달한다. 

작년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제공=연합뉴스]
작년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제공=연합뉴스]

반면에 트럼프의 가상자산 우호 정책은 블록체인 게임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그동안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혀 왔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20일 취임 직후 비트코인을 활성화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가상화폐 옹호자인 공화당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이 내각 지명자들을 포함한 트럼프 당선인 인수팀과 5년에 걸쳐 비트코인 100만개를 구매하는 계획을 최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게임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게임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넥슨은 블록체인 게임 자회사 넥슨유니버스를 통해 '메이플스토리'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개발하고 있다.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메인넷은 아발란체다.

크래프톤도 네이버제트와 메타버스 합작회사 '오버데어'를 세워 블록체인 메인넷 세틀러스를 통해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보상을 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위메이드도 기존에 출시한 '미르4'·'나이트 크로우' 해외 버전에 가상화폐 '위믹스' 기반의 경제 체제를 구축했다. 차기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는 국내 버전에도 환금 요소가 없는 블록체인 경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게임산업법상 게임 이용 결과에 따른 경품 지급을 제한하고 있어 환금 요소가 불법이다. 즉, 게임 캐릭터나 아이템을 대체불가토큰(NFT), 가상화폐로 바꾸는 것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선 블록체인을 활용한 환금이 합법이기 때문에 해외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선 더 큰 시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가상자산 시장이 어려웠기 때문에 트럼프의 가상자산 우호정책으로 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있다"면서 "정책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게임사가 우수한 블록체인 게임을 확보하거나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