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 사옥[출처=서울보증보험]
서울보증보험 사옥[출처=서울보증보험]

국내 최대 민영보증보험사인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이 코스피 상장(IPO)에 재돌입한다.

IPO 기대주들이 흥행 실패를 우려해 상장일을 연기하는 것과 달리 속도전을 내는 것이 대조적이다. 오는 2027년까지 6조 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갚아야 하는 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보험업계과 증권가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시장 점유율은 2024년 6월 기준 약 25%다. 준정부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인 민간 보험사다. 현재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 보증시장 점유율은 57.9%다. 서울보증보험은 정부로부터 보증시장 독과점을 보장받은 셈이지만 수익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서울보증보험의 공모주식수는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보유지분 93.85% 중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0%인 698만2160주로, 주당 희망 공모 범위는 2만6000원에서 3만1800원 사이다. 이에 따른 공모 규모는 1815억원~2220억원이다.

서울보증 측은 오는 3월 중 코스피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앞서 작년 10월 상장 예비심사 통과한 바 있다. 예비심사 효력기한이 6개월간 지속하는 만큼 늦어도 4월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보증보험은 IPO 재수생이다. 지난 2023년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밟아왔지만 수요예측에서 원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23년 기준 1830조원 국내 보증시장에서 서울보증의 시장점유율은 24.7%(보증 잔액 452조원)에 달한다.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무역보험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주택금융공사·수출입은행 등 공적 보증기관을 뺀 민간 보증시장 점유율은 58%다. 사실상 서울보증이 정부로부터 보증시장 독식을 보장받고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공적자금을 투입해 정부가 대주주 지위를 누린 셈이다.

예금보험공사가 1998~2001년 서울보증에 지원한 공적자금, 즉 국민 세금은 10조2500억원에 육박한다. 이 중 회수한 돈은 4조6139억원이다. 앞으로 5조원 넘는 돈을 추가로 회수해야 예보는 소위 '본전'을 찾게 된다.

보증보험 시장의 우위의 입지를 가졌지만 서울보증보험은 실적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279억 원으로 2023년 2405억 원 대비 약 46%나 급감했다. 자영업자 경영난 등 경기침체로 인해 매출채권 보험 등 각종 신용보험 손해율이 상승해서다. 최근 2년간 배당 성향은 약 50%로 우수하지만, 순이익 하락 등으로 배당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높다.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예금보험공사와 함께 내달부터 국내외 로드쇼에 착수한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내달 20일부터 26일로 예정돼 있다. 일반 청약은 오는 3월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진행될 예정이며,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서울보증보험은 '배당주'로서의 가치를 언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그간 50% 이상의 안정적인 배당성향을 유지하며, 13년 연속 배당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또 2024 회계연도 결산배당금을 2000억 원으로 확정해 희망공모가 기준으로 10% 내외의 배당수익률을 보장하고, 향후 3년간 2000억 원을 주주환원에 투입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서울보증보험은"성공적인 상장 및 지속적인 기업가치 증대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저조한 주식시장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IPO 기대주로 모았던 대어들이 줄줄이 흥행 참패를 우려해 상장을 미루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몸값만 5조 원에 달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IPO가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투자심리 위축 등의 이유로 제값을 받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상장 철회는 재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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