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GA협회가 초강경 협상 카드를 빼들었다. 보험GA협회는 3선 의원 출신 김용태 씨를 회장으로 뒀다. 보험GA협회는 사업 상대인 보험사에 "주인 대 주인으로 만나자"고 선전포고를 했다. 파격적 발언을 내뱉은 GA업계가 보험사에 도발적인 강수를 둔 것이다.

21일 보험GA협회 장남훈 상무는 사업 상대인 보험사에 "주인 대 주인으로 만나자"고 선전포고를 했다. 이는 보험대리점과 보험사 간의 기존 갑을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이자 포효다.[EBN 김남희 기자]
21일 보험GA협회 장남훈 상무는 사업 상대인 보험사에 "주인 대 주인으로 만나자"고 선전포고를 했다. 이는 보험대리점과 보험사 간의 기존 갑을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이자 포효다.[EBN 김남희 기자]

또 수십 년 묵은 '금기'인 보험상품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보험업계에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 김용태 회장 연임을 위해서라도 보험GA협회는 '주인 대 주인'라는 카드를 전방위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1일 오후 2시 보험GA협회가 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보험판매 전문회사 도입을 위한 글로벌 심포지엄’이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보험업계와 유관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김용태 보험GA협회 회장은 “정부, 국회 등과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연말 보험판매 전문회사 제도 도입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3선 의원 및 정무위원장 출신인 김 회장은 지난해 6월 보험GA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21일 오후 2시 보험GA협회가 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보험판매 전문회사 도입을 위한 글로벌 심포지엄’이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보험업계와 유관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EBN 김남희 기자]
지난 21일 오후 2시 보험GA협회가 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보험판매 전문회사 도입을 위한 글로벌 심포지엄’이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보험업계와 유관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EBN 김남희 기자]

보험판매 전문회사는 GA업계가 2007년부터 바라던 숙원 사업이다. 선진국의 사례와 완전하게 같지는 않지만 보험판매 전문회사는 영국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s, 독립금융설계사)와 유사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IFA는 보험사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립된 종합금융 판매를 하는 에어전시란 점에서 한국의 GA와 조금 다르다.

한국의 GA는 보험사의 지원(부동산 임대차 비용)을 받는 등 특정 보험사와 일부 관계가 깊다. 물론 다양한 보험 상품을 비교해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권리는 보험사 보다 한층더 높은 채널이다.

이날 보험GA협회는 초강경 카드를 날렸다. 보험GA협회 장남훈 상무가 카드를 던졌다. 그는'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 필요성과 소비자 보호 방안'을 발표하면서 보험사와 GA가 "주인 대 주인이라는 대등한 관계로 마주할 수 있다"고 설파했다.

김용태 보험GA협회장 [사진= 전 의원실]
김용태 보험GA협회장 [사진= 전 의원실]

그는 이유로 “보험판매 전문회사를 도입하면 제조(보험사)와 판매(GA) 간 경쟁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역할을 명확히 구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하면서 “보험판매 전문회사를 도입하면 금융산업에서 보다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으며 판매채널의 선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판매경로를 확보하게 되면 설계사의 고용 안정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서란다. 이같은 시너지효과가 발휘되면 GA와 보험사가 수평관계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장 상무는 피력했다. 또 GA가 보험상품 판매과정의 투명성과 신뢰도 상승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보험GA협회에 따르면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는 20년 전만 하더라도 약 3만명 수준에 불과했다. 이후로는 급속도로 양적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25만9600명으로 규모가 약 10배로 뛰어올랐다.

신계약 매출 가운데 손해보험의 60%, 생명보험의 50% 이상이 GA채널에서 체결할 정도로 판매채널에서의 위치가 높아졌다. 이에 GA업계에서는 커진 규모에 걸맞은 제도 도입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끝으로 장 상무는 "보험판매 전문회사 도입은 보험소비자 측면에서는 전문성과 시스템을 바탕으로 상품정보, 계약정보, 고객정보 등 다양한 보험상품의 비교설명이 가능해져 편익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며 "GA도 사회적 인지도 및 소비자 평판이 향상되고 책임경영과 고객중심 경영으로 전환을 모색할 수 있어 장점이 있다"고 GA채널의 강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험사에) 종속되지 않는다, 주인 대 주인으로 만나자"고 보험사를 향해 선전포고를 날렸다. 

보험상품판매자인 GA는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 문제와 함께 소비자에 다양한 보험 상품을 비교판매한다는 장점을 함께 갖고 있다.[EBN 자료 사진]
보험상품판매자인 GA는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 문제와 함께 소비자에 다양한 보험 상품을 비교판매한다는 장점을 함께 갖고 있다.[EBN 자료 사진]

업계에서는 이같은 보험GA협회의 행사를 긍정적인 변화 바람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과거엔 전속 설계사 수가 가장 많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험협회를 통해 보험판매전문회사 설립을 막는 양상을 보였지만, 10여년이 지난 현재 대형 보험사도 GA를 통한 영업은 대세흐름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치인 출신인 김용태 보험GA협회장이 임기내에 GA업계를 위해 과업을 이루기 위한 일환"이라면서 보험판매 전문회사 도입에 대한 정치적 개입을 우려했다. 그는 또 "단독 후보로 신임 보험연수원장에 취임한 하태경 전 국민의힘 의원도 보험업계를 의식해 보험업계 사업과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보험연수원장직에 세 차례 연속 보험 관련 경력이 없는 정치인이 맡게 되면서 보험업계 안팎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보험 경력이 전무한 정치인 출신으로 이번 정권의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다. 원장 보수는 1년간 2억5000만원이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사진=전 의원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사진=전 의원실]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보험산업에 당면한 과제들이 굉장히 많은데 고연봉을 받는 하태경 원장이 가만히 쉬다 가는 게 아니라, 보험업계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지난 8월 열린 보험개혁회의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판매채널 다양화로 GA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GA에 금융회사 수준의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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