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EBN 챗GPT가 상상해서 그린 그림]
[출처= EBN 챗GPT가 상상해서 그린 그림]

"금융감독원에서 거의 매년 검사 나오는데 이번에 온 젊은 검사팀장은 신임티를 벗지 못해 허둥거리더라구요. 말귀도 못 알아듣고. 의기소침해진 그는 투박한 짜증을 내더군요."(A금융사 임원)

"후배를 키워놓지도 않았는데 급진적인 세대교체성 승진을 시켜버리니 '오합지졸'이라고 해도 할말이 없습니다. '똘똘한 팀장' 같은 직원이 부서장을 하고 있으니 할말이 없죠. 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선배들은 왜 후배들이 인맥과 정무 감각, 술자리에 골몰하도록 키웠는지 원망됩니다. 선배들은 '나'보다 똑똑한 후배가 치고 올라오는 것을 우려해 후배들을 상당부분 '바보'로 만들어놨어요. 그나마 일부 부서장은 혼자 배우고 성장해왔어요. 금감원은 계속적으로 실력자들을 키우고 발굴해 내야 합니다. 선배들의 임무이자 역할이고요."(금감원 임원) 

금감원 임원의 말에선 조직에 대한 애정과 한(恨)이 동시에 담겼다. 그에게선 후배들을 베테랑 감독자·검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 빠른 승진으로 젊은 직원들이 핵심 실무자가 됐다. 후배들이 제대로 칼을 쓸 줄 알고, 시장을 탐색하는 워치독이 되길 기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인사는 임기 3년 내내 쇼킹한 여정이었다. 부국장보다 하위 직급인 팀장들을 부서장으로 기용하고, 기수와 나이 등 기존 질서를 무너뜨렸다. 이복현식 메기 효과다. [출처=EBN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인사는 임기 3년 내내 쇼킹한 여정이었다. 부국장보다 하위 직급인 팀장들을 부서장으로 기용하고, 기수와 나이 등 기존 질서를 무너뜨렸다. 이복현식 메기 효과다. [출처=EBN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인사는 임기 3년 내내 쇼킹한 여정이었다. 부국장보다 하위 직급인 팀장들을 부서장으로 기용하고, 기수와 나이 등 기존 질서를 무너뜨렸다. 이복현식 메기 효과다.

수십년간 질서정연하게 일하고 승진하던 관행을 깨고 조직 전체가 카페인을 들이킨 듯 집단 각성효과가 나타났다. 사실상 부서장 전원이 1년마다 자리를 옮겼다.

좋게 표현하면 낮잠 자던 이들이 깨어나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반대로는 '젊은 원장'의 패기로 밀어붙인 인사는 충격파로 휘청댔다.

오합지졸이라는 뼈아픈 비판이 나왔다. 인사전략 부재, 세대 간 분열, 그리고 금감원 제한적 권한(규정 권한 상실)등이 맞물리며 금감원도 시장도 인사 때만 되면 혼선을 빚었다. 

금감원 조직은 젊고 파워풀한 원장을 혼신의 힘을 다해 옹립하는 모습이었다고 혹자는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출처= 연합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출처= 연합 ]

물론 완벽한 일터는 없다. 꿈의 직장, 구글에서도 "완벽한 조직? 그건 환상이지."라는 말을 한단다. 철저한 성과 보상과 화려한 복지로 많은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받는 조직이지만 구글에서도 '완벽한 조직은 없다'고 했다. 인종차별과 너무나 다른 문화로 인한 혼선 등이 아예 없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원장은 오는 6월5일 이임을 한다. 임기 60일도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의도에선 이 원장이 또한번 인사를 하고 떠난다는 소문이 돈다. 금감원 권한 강화, 잃어버린 금감원 본업 되찾기는 사실 원장이 해결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고생한 소수라도 승진 시켜주는 게 ‘마지막 선물'이라고 이 원장은 생각한 걸까. 

이 원장의 전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시장 관리감독을 위한 전략적 인사였는지, 조직심리를 의도대로 끌고 가기 위한 인사였는지는 원장이 떠난 후에 시장이 평가해줄 것이다.

'똘똘한 팀장' 같은 부서장은 ‘이른 승진’에 대한 실력 공백을 어서 채우도록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임원들은 젊은 부서장이 업무력을 밀도 있게 채우도록 더 살펴봐야 한다. 이 원장은 떠나도 금감원은 존재할 것이고, 금감원의 역할 이행은 계속 돼야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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