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EBN AI 그래픽]](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7816_671264_5548.png)
"설계사인 친구가 자기 회사 보험 좀 들어달라고 부탁해서 할 수 없이 가입했는데, MG손해보험사가 파산을 앞두다니요."
MG손해보험 한 가입자의 얘기다. 미래에 올 지도 모를 사고와 병을 대비하는 '보호벽' 보험은 지인의 부탁들 들어주기 위해 선뜻 가입해선 안 된다.
납입기간만 수십년인 장기보험의 특성을 보자. 총 납입 보험료만해도 중형 자동차 한대 값이다. 주변의 친인척 말만 믿지 말고 보험사의 '보험금 내줄 능력'을 봐야 한다.
브랜드가 큰 회사, 돈 잘 버는 회사, 광고 많이 하는 보험사, 주주를 챙기는 보험사가 결코 믿음직한 보험사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오히려 매출에 골몰하는 보험사가 더 광고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보험금 내줄 능력, 즉 '담보력'이 좋아야 좋은 보험사라 할 수 있다. 보험금 지급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담보력 없이는 겉만 번지르르한 보험사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은 보험가입자냐, 보험사 투자자냐, 지인 보험가입 부탁을 잘 들어 주냐에 따라 선택할 보험사가 달라진다.
금융당국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보험사 '자본의 질' 수준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바로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이다.
보험업계는 자율적 계산 여력이 있는 수치라고 하지만, 당국은 "보험사들이 자사 회계와 경영방식을 낙관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킥스 만큼은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상 월급쟁이 전문경영인이 매달 영업 실적(CSM)이 오르는 방식으로 낙관하기 때문이어서다.
이 때문에 당국은 최근 킥스 규제 강화를 예고했고 이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보험사 7곳의 자본 적정성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분석기관 한국기업평가가 밝힌 '보험사 기본자본 K-ICS(지급여력비율)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금감원은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해외 주요국 사례를 참고해 적기시정조치 요건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부채 시가평가(IFRS17)를 도입한 캐나다와 유럽은 50%를 규제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 중 캐나다는 70%를 권고치로 내놨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해외 사례를 고려해 기본자본 킥스 규제 수준을 50% 내외로 적용하고 경과규정 등을 도입해 제도 연착륙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설계사 여왕들도 큰 매출을 가져온다고 회사에 떵떵 거리기보다, 보험이 필요한 계약자를 잘 살펴 건강하게 보험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보험업계 꼼수 영업이 아직도 많고 이를 용인하는 보험사도 있다. 보험금 내줄 약속을 지킬 자신이 없다면 대주주는 보험업을 정리하는 게 맞다. [출처=EBN AI 그래픽]](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7816_671265_580.png)
문제는 국내 일부 보험사들의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50%를 밑돈다는 점이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내줄 능력인 담보력을 보자.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손해보험(11%) ▲MG손해보험(9%) ▲KDB생명(44%) ▲iM라이프(31%) 등 3개사의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50%에 미달한다.
IBK연금보험과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50%를 살짝 넘어섰다. 하지만 자본감소분 경과조치(TAC)에 의존도가 높아 그 효과가 점진적으로 소멸되면 기본자본 관리 부담이 커질 예정이다.
이런 보험사들은 사실 미안하지만 보험을 가입하기에는 불안한 곳이다. 특히 KDB생명 등은 TAC 효과가 제외되면 마이너스로 전환돼 사실상 자본잠식 가능성이 있다.
대형 보험사들은 전반적으로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100%를 넘어섰다. 보험금 내줄 수 있는 담보력이 100%를 넘는다는 말이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삼성화재, DB손보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경과조치 전·후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모두 100%를 상회한다. NH농협생명 95%, KB손해보험 95%, 메리츠화재 95%를 기록했다.
다만 광고를 많이 하고 인지도 높은 대형사임에도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의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70%대다. 이는 총자본 킥스 비율 자체가 경쟁사 평균 보다 낮고 자본성 증권 의존도가 높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한기평은 분석했다. 한 마디로 자기돈보다 빚에 의지하는 보험사란 얘기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공동재보험을 마련해 상부상조로 위험을 공동관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보험사 기본자본은 통상 주식자본, 유보금, 기타 자산 등으로 구성된다. 보험사는 기본자본 위에 자본력을 보강하고 재정적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후순위채권, 조건부자본증권 등을 발행한다. 자금 조달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에 따르면 조달 비용이 따른다. 결국 빚으로 담보력을 늘리는 방안이다.
보고서를 쓴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자본의 질적 제고(향상)가 보험사의 새로운 과제인데 기본자본을 짧은 기간 내 크게 늘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요구자본 감축과 금리부담 완화를 위한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강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험사는 매달 계속보험료를 흡수하는 기업계의 '현찰왕(king)'이다. 하지만 이는 나중에 고객들에게 돌려주어야할 '빚'이다. 잘 관리해서 때가 되면 고객에 전달해야 한다. 신용과 담보력이 우선이다.
단적인 예로 2013년까지만 해도 한국은 빚쟁이 나라였다. 한국인이 외국에 보유한 자산보다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돈이 더 많았다. 2014년 그 추세가 꺾였다. 삼성전자가 동남아에 공장을 짓고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 채권을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들도 고수익을 찾아 미국장으로 떠났다. 제조업으로 물건 팔아 돈을 벌던 국가가, 이제 자본을 해외에 깔아두고 그 수익으로 돈을 버는 국가가 됐다.
마찬가지로 보험사도 자본력과 자산운용력을 겸비해 돈 가진자 ‘머니드맨(moneyed man)이 되어야한다. 안타깝지만 중소형 보험사의 자본력은 대형사보다 약하다. 기본자본 확대 노력과 함께 부채를 줄여, 작지만 '돈 가진' 보험사가 돼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매출을 늘려야 한다.
CEO들은 대책 없이 월초 보험료(매출)를 늘리는 데에 꾀를 내기보다 계약자가 보험금을 받아가는 몇 수 앞을 내다봐야 한다. 보험설계사 여왕들도 큰 매출을 가져온다고 회사에 떵떵 거리기보다, 보험이 필요한 계약자를 잘 살펴 건강하게 보험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보험업계 꼼수 영업이 아직도 많고 이를 용인하는 보험사도 있다. 보험금 내줄 약속을 지킬 자신이 없다면 대주주는 보험업을 정리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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