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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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보험사들이 지속된 적자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캐롯손해보험이 모회사에 흡수합병될 가능성이 높고 나머지는 유상증자로 산소호흡기를 꽂은 상태다.

부실금융사 MG손해보험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현재, 디지털 보험사들이 경영난을 어떻게 타개할 지 시선이 모아진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디지털 보험사 5곳(캐롯손보·카카오페이손보·하나손보·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신한EZ손해보험)은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 당기순손실 총액은 1886억원에 육박한다.

우선 캐롯손보는 지난해 6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캐롯손보는 국내 첫 디지털 손해보험사라는 타이틀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첫 보험업 시도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향방이 경영 시험대에 놓인 김 사장의 평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보험업계 시각이었다.

기대와 달리 캐롯손보는 순탄치 못했다. 2019년 설립된 이후 출범 6년동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 말 킥스비율도 156.2%까지 떨어지면서 재무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리자 모회사 한화손보로의 합병을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재무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디지털 보험사들의 유상증자도 이어지고 있다. 2013년 설립된 국내 첫 디지털 생보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까지 모회사인 교보생명에서 7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받았다.

교보라이프플래닛도 지난해 2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10년 넘게 적자에 머물고 있다. 이 회사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인 신중현 씨가 디지털전략실장을 맡으며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2022년 설립된 카카오페이손보와 같은 해 신한금융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된 신한EZ손보도 작년 각각 482억원, 1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폭이 커졌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설립 1년 뒤인 지난 2023년 모회사 카카오페이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받았고, 신한EZ손보도 지난달 신한금융지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지난해 308억원의 순손실을 낸 하나손해보험은 사업구조를 조정하며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구조를 가지게 됐다. 장기보험 상품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자회사 등을 통해 대면 영업 조직 확대에 착수했다.

디지털 보험사들은 이같은 어려움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우편,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꾸려야 한다는 구조적인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인생에 다가올 어려움을 대비하기 위해 비자발적으로 가입하는 보험은 사실상 가입자가 스스로(능동적으로) 가입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게다가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보험업의 특성상 대면 영업의 제한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 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당국은 보험사 자본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기본자본 킥스(K-ICS·지급여력비율) 비율' 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용자본 중 손실흡수성이 높은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경영실태평가 하위 항목으로만 활용돼 상대적으로 자본의 질적 관리에 소홀해진 것으로 판단해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보험사가 보유한 기본자본만 놓고 리스크 감당 여부를 평가한다. 따라서 자본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사일수록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보험소비 시장과 소비자 니즈에 맞는 보험사 출범 취지에 맞게 디지털보험사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CM(온라인 채널)용 혁신 상품을 위한 당국의 규제 완화와 제도적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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