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김병주 MBK 회장 자택 앞에도 피해자들이 찾아가 전단지를 벽에 붙여, 홈플러스 정상화와 사기채권 발행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출처=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8623_672248_374.jpg)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홈플러스 경영 실패로 인한 파장을 둘러싼 비난이 거세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한다는 비판 속에서, 김 회장과 MBK에 대한 도덕적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정치권과 금융당국, 업계는 김 회장이 약속한 사재 출연의 구체적인 계획을 즉각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김 회장 등에게 요구한 구체적 변제안 마감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달 초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의원들은 "홈플러스 사태 책임 정점에는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있다"며 "실질적 대주주로서 김병주 회장은 책임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10일까지 사재출연 계획을 포함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을 요구한 바 있다.
이들은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 없는 전액변제 약속은 대국민 사기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도 "10일까지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홈플러스가 사태해결에 성의 있는 대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 피해자 모두 함께 고소고발장을 11일 서울 중앙지검에 제출해 사법부의 엄중한 처벌을 구할 것"이라며 "사재출연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해 홈플러스 정상화와 유동화전단채 피해 원금반환을 즉시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사재출연 등 대책 마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지난달 16일 MBK가 입장문을 통해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김 회장이 재정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나 여전히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를 밝히지 않은 탓이다.
이 가운데 홈플러스는 지난 7일 서울우유와 농협경제지주에 납품 재개를 요청하는 등 협력기업들의 협조만을 요구하는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부동산 리츠·펀드 운용사들에 공모 상품의 경우 기존 임대료의 30%, 사모 상품의 경우 50%를 삭감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정작 김 회장은 최근 포브스 선정 전 세계 자산가 순위에서 자산 규모 98억 달러(약 14조3874억원)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치고 한국계 1위에 올랐다. 홈플러스를 인수하던 2015년 당시 김 회장의 자산은 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김광일 부회장을 비롯한 MBK 구성원들도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나눠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김병주 MBK 회장 자택 앞에도 피해자들이 찾아가 전단지를 벽에 붙여, 홈플러스 정상화와 사기채권 발행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출처=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8623_672249_3727.jpg)
김 회장이 한국계 최고 부호로 꼽힐 정도지만 홈플러스 경영 실패로 발생한 손실은 협력업체, 개인투자자, 금융기관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협력업체에 지급되지 않은 납품 대금은 수천억원 수준에 달하며, 홈플러스 채권은 카드 대금채권을 토대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 약 4000억원,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약 2000억원 등으로 총 6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중 절반 가량이 일반 개인·법인 투자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전해진다.
홈플러스에 돈을 빌려준 금융권의 피해도 상당하다. 지난달 기준 금융권의 홈플러스 대출·지급보증 등 위험노출액(익스포저)는 1조4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메리츠금융 3사 익스포저가 1조2000억원이다. 이외에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 3개사가 약 1100억원, 신용보증기금·서울보증기금도 수백억원대 위험에 노출돼 있다.
김 회장과 MBK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금융권 전체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감독당국도 홈플라스 사태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지난 1일 중간 조사 발표에서 "MBK와 홈플러스의 해명과 다른 정황이 발견되는 등 조사에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며 "적어도 (신용등급 강등) 날짜 이전에 (강등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MBK파트너스는 자기 뼈가 아닌 남의 뼈를 깎고 있다"며 "손실은 사회하시키고 이익은 사유화시키는 방식들에 대해 국민 불신이 있고 감독당국도 똑같이 불신을 갖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업계에서는 협력업체 납품대금 정산, 전단채 피해 보상,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투자 등을 감안할 때 최소 1조 5000억원에서 많게는 2조원 규모의 사재 출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무위 현안질의 당시에도 여야가 김 회장이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의 사재 출연 필요성을 주장했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 마감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 회장과 MBK가 사재 출연과 자구 노력을 통해 책임을 다할 것인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이야말로 김 회장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며 "대규모 사재 출연과 실효성 있는 대책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MBK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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