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업계 3세 경영자가 모험적인 신사업으로 보험업에 첫 발을 내딛을 때 오너가(家) '복심' 격인 인물이 보험 본업을 받쳐주고 있다.
회사 오너의 두터운 신망을 얻은 복심은 조직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등 장기간 전문경영인을 맡고 있다. 다만 오너와 오랜 유대관계를 형성한 복심도 세대교체 흐름 앞에서는 위치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3세 경영인 중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 중인 인물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사장이다.
1985년생인 김 사장은 2014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한 뒤 2015년 한화생명으로 이동했다.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미래혁신담당 △해외총괄담당 △미래혁신부문장을 역임한 올해 초 신설된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으로 승격됐다.
김 사장은 사장 취임하면서 "CGO로서 다양한 글로벌 사업 추진과 기존 해외사업 관리 체계 고도화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성과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할 계획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사장은 한화생명에서 주로 신사업인 디지털 분야에 몸담았다. 회사의 디지털화를 비롯해 글로벌 사업 분야를 맡고 있다.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은 보험업에서 메인 분야는 아니지만 새로운 시장을 열어간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김 사장을 '지원사격'하면서 경영 승계하고 있는 이는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여 부회장은 또 2004년 한화그룹 상무보로 입사한 여 부회장은 20여년 한화그룹 요직을 맡은 '한화맨'이다. 한화생명과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역임하는 등 한화금융 전반을 책임지는 한화의 복심으로 불린다.

여 부회장은 최근 한화 계열사와 함께 인공지능 분야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화AI센터(HAC)’ 개소식을 연 여 부회장은 "한화AI센터는 미래 경제 및 금융서비스와 관련한 청사진을 그리겠다는 비전을 담은 곳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에서 현지 네트워크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대한민국 금융 산업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전무 현대해상 비주류 영역에 합류했다. 정 전무는 1986년생으로 지난해 말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로 선임됐다.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수학했다.
이후 비영리 단체와 임팩트 투자사, 루트임팩트,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 등을 창업했다. 또 최근 기업계 주요 이슈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관심이 많은 정 전무는 현대해상의 디지털·AI 전환을 비롯해 ESG 경영 내재화를 통한 지속가능성 있는 성장, 회사 브랜드 가치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무가 보험업 메인을 꿰고 있지 않은 만큼 기존 경륜자들이 보험업 메인을 이끌어가는 모양새다. 현대해상 조용일 대표이사 부회장(1958년생), 이성재 대표이사 사장(1960년생)가 메인을 진두지휘 중으로 정 전무는 현대해상의 차세대 리더로 경영 수업을 받는 모습이다.
현대해상의 경우 오너 정몽윤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정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경영전략 의사결정에 관여할 뿐 직접적인 경영활동은 전문경영인의 몫이다.
조용일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성재 대표이사 사장은 이같은 면에서 현대해상의 오랜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해왔다. 정 회장이 경영의 중심을 잡고 2명의 대표이사가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체제 속에서 정 전무가 경영 노하우를 다운로드 받는 셈이다.
교보생명도 비슷한 형태로 경영 승계 중이다. 지난 11일 교보생명은 인사에서 신중하 그룹데이터전략팀 팀장이 인공지능(AI) 활용·고객의소리(VOC) 겸 그룹경영전략담당 상무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그가 교보생명에 입사한 지 10년 만이다.
신 상무는 1981년생으로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간 근무했다. 2015년 교보생명 자회사 KCA손해사정에 입사한 뒤 2022년 5월 교보생명 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는 디지털 혁신과 경영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이러한 교보생명은 오너경영자인 신창재 대표이사(1953년생)와 전문경영인인 조대규 대표이사(1964년생)가 이끌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본격적인 경영승계라기보다 신창재 의장의 인사 원칙에 따라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 '3세 경영'이 본격화됐지만 난도 높은 보험 계리와 상품운용, 경영전략, 자산운용 보다는 젊은 감각에 맞는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을 통해 경영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느 업계든 빠른 시장 변화에 맞춘 리더십 세대교체는 당면과제이기 때문에 기존 경영진들이 신예 경영자가 보험업을 파악할 때까지 경영 경험을 물려주고 있다"면서 "3세 경영자들이 젊은 나이에 최고경영자가 되어 얼마나 역량을 보여주고 조직을 이끌어 갈 수 있을 지 주목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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