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조 원 규모로 파이가 커진 퇴직연금 시장 공략에 미래에셋도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기존 운용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퇴직연금 금융사를 갈아탈 수 있게 되고, 퇴직연금 내 ETF 매매가 활발해지면서 퇴직연금 시장에 역동성이 커진 모습이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 이전(현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됐다. 이는 가입자가 기존에 퇴직연금으로 투자하고 있던 상품을 매도·해지하지 않고 사업자(은행·증권·보험 등 금융회사)를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금융업계에선 이번 제도 시행 이후 퇴직연금 시장의 강자인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해지고 실질 금리는 내림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기존의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서 벗어나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증권사의 퇴직연금 성장을 이끄는 것은 ETF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내 주요 증권사의 퇴직연금 계좌 내 ETF 보유액은 총 13조 3672억 원이다. 지난해 말 7조 5,089억 원이었던 보유액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2배 가까이 급증했다.[EBN 자료 사진]](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4970_656670_1828.jpg)
증권사의 퇴직연금 성장을 이끄는 것은 ETF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내 주요 증권사의 퇴직연금 계좌 내 ETF 보유액은 총 13조 3672억 원이다. 지난해 말 7조 5,089억 원이었던 보유액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증권사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선택한 상품을 분석해 보면 대표 지수형, 채권형 ETF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9월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잔고를 보면 미국 대표 지수에 투자하는 ‘TIGER 미국S&P500 ETF’가 1위로 나타났다. 그 뒤로는 ‘TIGER 25-10 회사채(A+이상) 액티브 ETF’가 2위를 차지했다.
과거 펀드 투자는 다소 공격적이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국내 ETF 시장이 성장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리스크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채권형, 금리형 등 다양한 ETF가 등장한 결과다. 현재 국내 상장된 총 ETF 수는 911개로, 가입자들은 투자성향에 맞게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
실적배당형 상품 중에서도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ETF는 인기를 끌고 있다. 투자자들이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고, 투자 전략을 즉각적으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ETF는 높은 환금성으로 시장 변동성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어 퇴직연금 자산 운용에 더욱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증권사뿐만 아니라 은행과 보험사의 퇴직연금에서도 ETF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2021년 말부터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퇴직연금 내 ETF 매매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2023년부터는 교보생명, 삼성생명 등 보험사도 ETF 거래를 도입했다. 2021년 말 2,123억 원 수준이던 은행 퇴직연금 내 ETF 규모는 2022년 말 4,089억 원, 2023년 말 1조 1,668억 원, 2024년 9월 말 기준 2조 9,089억 원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증권사와 달리, 은행 퇴직연금에서는 상장된 모든 ETF를 매매할 수는 없다. 은행은 내부 기준에 따라 선별된 ETF만을 제공하고 있으며, 도입 시점과 내부 지침에 따라 제공되는 ETF 라인업의 종류와 개수는 상이하다.
10월 말 현재 가장 풍부한 라인업을 보유한 은행은 170여 개 수준으로 대부분의 자산과 테마 ETF에 투자가 가능하지만, 일부 은행은 70여 개 수준으로 그친다.
은행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선택한 주요 상품으로는 미국 대표 500개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미국S&P500’ ETF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 ETF’, ‘TIGER 미국나스닥100 ETF’, ‘TIGER 미국테크TOP10 ETF’ 등 미국 주요 지수 및 빅테크 성장주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뒤를 이었다.
이 상품들은 2024년 9월 말 기준 최근 1년간 최소 29.4%에서 최대 51.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은행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단, 실시간 ETF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와는 달리, 대부분의 은행에서는 매수·매도 주문이 당일 장중 또는 종가에 처리되며 실시간 가격 확인이 어렵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은행 퇴직연금에서 ETF를 매매하는 투자자들은 총 운용자산(AUM)이 크고 거래량이 많은 ETF를 선택해 매매 시 괴리율이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TF가 연금 시장의 키플레이어로 안착하면서 은행권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금리 변동성 확대와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 등 다양한 시장 환경 요인으로 인해 ETF는 연금 자산 운용에서 점차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ETF가 연금 자산 운용의 필수적인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은행들의 전략적 대응은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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