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미약품]
[출처=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외형 키우기에는 성공했지만 내실을 다지는 건 실패했다. 지난 1년여간 경영권 분쟁을 겪은 데다 해외 독감 유행 시즌 지연과 의정 갈등 장기화가 겹치면서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쳤다.

한미약품은 올해 조속한 경영 안정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움직이겠단 계획이다.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순서를 밟고 있고 뒤늦게 유행중인 호흡기 질환과 신제품 출시할 예정인 만큼 실적이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 1조49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0.3% 증가한 역대 최고치다. 다만 영업이익은 21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4분기 매출 3516억원, 영업이익 304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 56.6% 감소한 수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익률이 높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매출 감소와 해외 독감 유행 시즌 지연으로 원료 수출 감소로 영업이익이 적자전환됐다"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올해는 내실을 다지고 경영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단 방침이다.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도 "올해는 조속한 경영 안정화를 추진해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혁신과 도약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미약품은 수익성은 크게 올리지 못했지만 작년 '7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UBIST 기준)' 기록을 세우는 등 원외처방 부문에서만 전년 대비 7.1%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 한 제품으로만 2103억원의 처방 매출을 달성했고 고혈압 치료 복합제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도 작년 14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울해도 한미약품의 대표 효자 품목인 아모잘탄과 로수젯가 견조한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미약품은 '포스트 로수젯'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개량·복합신약의 릴레이 출시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단계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그룹은 송영숙 회장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창업주 일가는 작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는데, 최근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기로 합의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 등 악재를 털고 올해 성장 궤도에 재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만 치료제 2종과 선천성 고인슐린증 약재 1종의 개발이 순조롭다"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한미약품이 올해도 수익성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에서 로수젯이 높은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다양한 요인들이 여전히 완벽하게 해소되지는 못해서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제시한 올해 매출 성장 가이던스는 작년의 목표치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올해는 가이던스 달성을 위해 R&D 성과와 시장의 저평가로 이어진 요인들의 해결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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