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성공으로 업계 최초로 '4조 클럽'에 등극하면서 후발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공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CDMO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등의 규제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되면서 후발주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CDMO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연결기준 연간 매출 4조5473억원, 영업이익 1조32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19% 증가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별도 기준을 보면 연매출 3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업계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작년을 이어 올해도 역대 최고 매출을 찍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올해도 안정적인 사업 확대를 통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매출 전망치는 전년대비 20~25% 성장한 5조5705억원(예상 매출범위 내 중위값 기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CDMO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덕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새해 시작과 함께 유럽 소재 제약사와 약 2조원의 역대 최대 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작년에 이어 빠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공에 자극받아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CDMO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작년 12월 100% 자회사로 CDMO 기업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이하 바이오솔루션스)'를 출범시켰다. 신규 법인은 신약 후보물질 선별·세포주 및 공정 개발·임상시험 계획·허가 서류 작성·상업 생산 등 의약품 개발 전(全) 주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주 막을 내린 헬스케어 투자 행사인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 2025)에서 CDMO 사업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전 세계 많은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갖고 셀트리온을 찾아오고 있다"며 "이들의 개발(CDO)과 임상허가(CRO)를 돕고 생산대행(CMO)을 하며 제2·제3의 셀트리온을 육성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사업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말 미국 뉴욕 시러큐스의 BMS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을 인수했으며 지난해 3월 인천 송도에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을 착공했다. 1공장은 2027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통 제약사들도 CDMO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미약품은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던 평택 2공장을 CDMO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며, 대웅제약은 자회사 대웅바이오를 통해 CMO 사업에 나섰다. 

국내 CDMO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도 마련되고 있다. 지난 22일 한지아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등의 규제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제출됐다. 이 법안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체계를 구축해 국내 바이오의약품 공급망 확보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별법안에는 수출을 목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을 하려는 자는 시설기준을 갖추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수출제조업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바이오의약품 수출제조업자와 국내 판매 목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을 수탁받은 의약품제조업자의 적합인증에 관한 사항 규정 등이 담겨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출과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맞리면 국내 CDMO 산업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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