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지선 롯데백화점그룹 회장. [출처=각 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지선 롯데백화점그룹 회장. [출처=각 사]

유통업계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사활을 걸었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친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주주가치 증대로 시장 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장기적인 이익 창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지난해 실적을 공시하면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혔다. 최소 배당금 상향과 자사주 소각이 핵심이다. 이마트는 최저배당을 기존 주당 2000원에서 2500원으로 25% 상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이마트 주주는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3년간 최저 2500원의 배당을 보장받는다.

배당 증액의 일환으로 매년 134억원의 재원도 추가 투입한다. 이마트의 추가 재원 투입으로 전체 주주 구성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소액 개인주주들의 혜택이 늘어날 전망이다. 또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 자사주의 50% 이상을 소각키로 했다.

이마트는 현재 전체 주식의 3.9%인 108만7466주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1년에 28만주씩 총 56만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56만주는 전체 주식의 2%에 해당한다. 이마트는 “최저배당 상향과 자사주 소각은 주가부양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이런 의지 표명이 실질적인 성과 창출과 시너지를 내도록 함으로로써 주주 혜택을 더욱 늘려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 이후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 당일인 지난 11일 이마트 주가는 전일 대비 7.5% 상승한 6만7300원에 마감했다. 12일에는 전일보다 2.6% 오른 6만9100원에 마감했다. 특히 외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수에 나서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실적 개선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까지 나오면서 향후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진 결과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1일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결산배당금을 지난해 284억원에서 올해 306억원으로 늘리고 반기 배당금 100억원을 투입해 한 해 주주들에게 400억원 이상을 배당할 예정이다. 주당 배당금은 기존 1300원에서 1400원으로 상향했다. 지난해 2월 1000원에서 1300원으로 올린 지 1년 만이다.

이번 배당정책 강화는 지난해 11월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발표한 주주환원 목표 수준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정책 적용 기간은 2024년 결산배당부터 2027년 중간배당까지다. 현대백화점은 신규 출점 확대와 자회사인 면세점·지누스의 사업 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본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향후 3년 내 백화점업계 평균을 웃도는 6% 수준으로 높인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의 현재 ROE는 –1.76%다.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도 3년 내 0.4배, 중장기적으로 0.8배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재 PBR은 0.26배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올해 처음 최소 100억원 반기배당을 실시하고 결산배당도 늘어날 예정”이라며 “뚜렷한 증익 가시성과 배당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유통업계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주주환원 정책과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 달성을 위한 중장기 사업 청사진이 담겼다.

주주환원 정책은 △주주환원율 확대 △최소 배당금 정책 △배당절차 개선 △중간 배당금 지급 검토 등이다. 우선 주주환원율은 현재 30% 수준에서 35%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소 배당금은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당 35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당절차도 ‘기말 이후 배당액 확정’ 방식에서 ‘선 배당액, 후 배당 기준일 확정’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 같은 주주친화 정책을 통해 투자자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시장 신뢰도를 회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본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마켓 리더십 강화, 그로서리(식료품) 사업 가속화, 이커머스 사업 최적화, 자회사 턴어라운드 등을 핵심 추진 전략으로 설정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국내 유통사 중 해외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손에 꼽히는 회사”라며 “밸류에이션(가치평가) 프리미엄 부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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