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내 우버의 경쟁사로 불리는 리프트(Lyft)가 내년부터 댈러스에서 로보택시를 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빠르게 확장되는 구글 웨이모 로보 택시의 대항마가 되겠다는 포부다. 물론 리프트의 역할은 호출과 결제다. 운행에 사용되는 이동 수단은 일본 마루베니가 제공하며 자율주행 기술은 모빌아이와 협력한다.
앞서 중국 BYD는 ‘갓스 아이(God’s Eye)’, 이른바 ‘신의 눈’으로 명명한 ADAS(첨단 운전자 지원기능)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AI 딥시크를 ADAS 시스템에 적극 활용하는데 버전은 모두 세 가지다. 버전 A는 가장 빠른 연산능력을 갖춘 만큼 BYD의 프리미엄 브랜드 양왕에 탑재되며, 버전 A 대비 연산 속도가 다소 느린 버전 B 또한 도심과 고속도로 자율주행 지원 기능이 충분함 만큼 BYD와 메르세데스벤츠가 합작한 브랜드 덴자(DENZA)에 적용한다. 버전 C는 고속도로 자율주행만 지원하는 한계에 따라 BYD 저가 제품에 활용된다.
크로아티아에 본사를 둔 리막(RIMAC)도 EV 로보택시 생산에 뛰어든다. 올해 안에 공장을 만들어 내년부터 로보택시용 자동차를 만든다. 3개의 라이다, 6개의 근거리 센서, 13개의 카메라를 탑재한 자동차다. 테슬라 사이버캡처럼 스티어링 휠 및 페달 없는 이동 수단을 생산, 로보택시로 투입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로보택시 서비스의 해외 확장을 시도하는 곳도 있다. 바이두는 이미 중국에서 운행 중인 로보택시 서비스 ‘아폴로 고(Apollo Go)’의 두바이 출시를 검토 중이다. 이미 중국 내에서 검증된 이동 서비스라는 점을 내세워 중동 지역의 유상 운송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뒤질세라 중국의 창안자동차는 내년까지 레벨3 자율주행, 2028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3년 간 35종의 지능형 이동 수단(자동차)을 내놓으며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 진출을 검토 중인 샤오펑(Xpeng) 역시 올해 중반 레벨3에 근접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며 하반기에는 완성형 레벨3 제품을 쏟아낼 방침이다. 샤오펑은 자신들의 소프트웨어가 테슬라 FSD의 최신 버전을 능가할 것으로 자신한다.
이처럼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사업에 너도나도 적극 뛰어드는 이유는 그만큼 유상 운송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라는 제조물의 기본 이용 목적이 ‘이동’이고, 이동 과정에서 당연히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눈여겨 본 셈이다. 여기서 비용의 대부분은 ‘인간 운전의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만큼 로봇이 인간 운전을 대체하면 비용 절감은 물론 이동 제약이 사라지게 된다. 인간 운전자의 근로 시간은 물론 건강 상태 등에 전혀 구애받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마차에서 엔진으로 동력원이 빠르게 대체된 여러 이유 중의 하나는 말(馬)이 가진 이동의 한계 탓이 크다. 말의 시각과 피로도에 따라 야긴에 이동하기 어렵고 하루에 이동 가능한 거리가 제약받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내연기관 대체 후 속도가 빨라져 이동 거리가 증대하고 인간은 ‘조종’ 역할에 충실했던 만큼 야간에도 이동이 가능했다. 덕분에 마차 시대는 빠르게 저물고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시대가 펼쳐진 셈이다.
따라서 이동 과정에서 남은 마지막 난관은 인간 운전이다. 그리고 인간 운전을 배제하기 위한 경쟁은 이미 치열함을 넘어 선점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운전을 생계로 살아가는 인간의 반대 목소리도 크지만 이용자는 이동 비용이 절감되고 비대면의 편리함을 선호하는 게 당연지사다. 덕분에 로보택시 이용에 대한 거부감도 사라지는 중이다. 그럼에도 로보택시에 관한 한국 내 관심은 여전히 남의 나라 일이다. 로보택시 상용화에 일찍 참여한 기업일수록 유상 운송 시장의 지배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할 때 자칫 한국의 로보택시 시장이 해외 기업에 지배될 수 있음에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