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안정한 경영 환경 속 유통기업들의 과잉 투자 문제가 ‘제 2의 티메프 사태’라는 꼬리표를 달고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출처=픽사베이]](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7110_670406_239.jpg)
최근 불안정한 경영 환경 속 유통기업들의 과잉 투자 문제가 ‘제 2의 티메프 사태’라는 꼬리표를 달고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전후로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했던 미봉책들이 오히려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티메프(티몬·위메프), 올해 2월 홈플러스에 이어 최근 명품 플랫폼 발란까지 협력업체 및 입점사 판매대금 미정산 문제로 곤혹을 치르는 중이다.
발란은 지난 24일부터 일부 입점사에 정산대금을 입금하지 못했다. 본래 입점사별로 일주일, 15일, 한 달 등 세주기로 입점사의 판매대금을 정산하는데 당일 정산 주기가 돌아온 입점사에 대금을 제때 주지 못한 것이다.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안팎이며, 전체 입점사 수는 1300여개다.
이후 공지를 통해 28일까지 파트너사별 확정 금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알렸지만, 이날 최형록 발란 대표가 “다음 주에 여러분을 직접 찾아뵙고 그간의 경위와 향후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하면서 사실상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일단 입장문에서 정산금 지급 일정에 대한 언급이 빠진 데다, 현재 발란의 모습이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촉발된 티메프 사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면서 입점사의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스템 오류로 인한 미지급과 전직원 재택근무 전환 등 내용이 앞서 위메프와 티몬에서 각각 똑같이 벌어졌던 일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재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까지 기업회생(법정관리) 및 대금 정산 지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라, 이보다 덩치가 작은 기업에 연결된 입점사들 입장에선 경영난에 대한 우려와 ‘제2의 티메프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것이다.
이처럼 국내 유통기업들 사이에서 줄줄이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미정산 사태들은 개별 기업의 단순한 경영 실패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상황을 거슬러 올라가 따져보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오프라인 및 전자상거래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셈이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코로나19 시기 급격한 수요 증가로, 오프라인 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 실적 회복을 목적으로 각각 과잉 투자를 펼친 결과 현재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티메프의 모기업 큐텐은 팬데믹 중 급증한 온라인 쇼핑 수요를 발판 삼아 공격적 M&A(인수합병)에 나섰으나, 결국 대규모 자금 문제가 발생하며 회생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기업이 회생 위기에 처했을 때 M&A는 자금 확보, 경영 효율성 증대 등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으나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매물이 나오더라도 인수에 적합한 기업을 찾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업계는 앞으로 ‘제2의 티메프 사태’를 우려하게 만드는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겉으로는 팬데믹의 여파가 종식된 것처럼 보이나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전반의 회복세가 여전히 저조한 데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과도한 빚으로 채무 부담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하나둘 씩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판단돼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전반이 경기 침체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탓에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고 투자 등 돈줄이 막히면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는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며 “기업들도 무리한 확장보다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취해야 하며, 정부도 유통업계의 과잉 투자와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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